사망률 50% 넘는 패혈증 “오직 빠른 치료만이 살 길”

2024-10-02

고열·오한·피부변색 등 동반

증상만으로 알아채기 어려워

빠른 치료시 사망률 10% 대

독감·코로나 예방 접종 권장

패혈증은 감염으로 인해 인체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환자 10명 중 4~6명이 사망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에 신속한 응급치료가 필수적이다. 흔히 패혈증을 폐나 호흡기와 관련된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자로 바꾸면 敗血症 즉, 혈액이 부패한 병으로 번역된다. ‘blood poisoning’이라는 오래된 진단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혈증의 주요 증상과 진단 방법

패혈증의 증상은 고열이나 오한, 근육통, 저체온증, 의식 저하, 피부 변색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환자의 장기가 손상되면 심한 호흡곤란이나 하루 종일 소변이 나오지 않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될 수 있다.

패혈증은 기침, 발열, 호흡 과다, 맥박 증가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 점차 콩팥·간·뇌 등이 손상되고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혈압 저하와 같은 심각한 쇼크 상태로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증상만으로 알아채는 게 쉽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며 다른 질환을 우선 의심해 검사가 진행되는 예도 있다.

혈압·맥박수·호흡수·체온 등 4가지 활력징후 중 두 가지 이상이 이상을 보이고 의식이 저하되면 패혈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면 패혈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패혈증의 치료

패혈증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병원균을 제거하는 항균 치료, 둘째는 생체 활력 유지를 위한 치료다. 항균 치료는 항균제 투약을 의미하며 생체 활력 유지는 생명을 유지하게 해 항균제와 백혈구가 병균을 죽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시간을 버는 개념으로 비위관 삽입, 중환자실 치료, 승압제 투약, 인공호흡장치와 혈액투석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패혈증은 급성질환으로 빠른 치료가 필수다. 연명의료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패혈증은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인공호흡기나 혈액투석 같은 중환자 치료는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이해해야 한다. 비위관 삽입도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며 패혈증이 호전되면 제거할 수 있다.

◇발열과 해열제 사용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은 열이 나면 해열제를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패혈증 치료에서 무분별한 해열제 사용은 오히려 병균치료에 방해될 수 있다. 특히 성인의 경우 열이 병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해열제 사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열 자체가 아니라 열을 유발하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다. 발열로 인해 환자가 힘들어할 때는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피해야 한다.

◇조기 발견의 어려움

현재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패혈증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으나 의료인이 직접 환자를 보고 진단을 하는 것 외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환자를 의료진이 직접 본다는 것이 진찰이 될 수도 있고 혈액검사나 CT 같은 영상 촬영부터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될 수 있다. 고령의 경우 간혹 검사 결과가 정상범위로 나오는 환자들이 있어서 귀가 조처했다가 다시 내원해 패혈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을 수 있다. 패혈증은 응급질환으로 일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거의 없다. 한시라도 빨리 의료기관에 내원해 항생제와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만이 패혈증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패혈증 예방과 재발 방지

패혈증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과 적절한 영양 섭취,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가정용 체온계와 혈압계로 틈틈이 본인의 건강을 체크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패혈증의 예방은 감염 예방 측면으로 바라보면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 성인 예방접종 중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65세 이상에서 매년 접종하는 독감 예방접종도 권장된다. 위험군에서는 코로나19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그 외 성인 예방접종으로 대상포진·일본뇌염·파상풍 등이 권고되고 있다.

영남대병원 감염내과 배상운 교수는 “패혈증과 같은 감염병은 급성질환으로, 중환자 치료가 일시적일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중환자 치료를 연명치료로 혼동하지만 급성질환에서는 중환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패혈증은 빠른 치료가 이뤄지면 사망률을 40~50%에서 10%대로 줄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패혈증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 내원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도움말=영남대병원 감염내과 배상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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