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배당 여력 개선 전망에도…’뒷북’ 친 금융당국

2025-03-17

【 청년일보 】 최근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적립 기준인 킥스 비율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주배당이 어렵다고 알려진 보험사들도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조치를 놓고,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이른바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제7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 일환으로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지급여력비율(K-ICS) 권고치를 10~20%포인트(p)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권고치가 현재 150%에서 1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킥스와 연계된 규제 기준이 조정되면서, 올해부터 킥스비율이 올해 190%(150%+40%)이면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기준이 20%포인트(p) 낮춰진다.

이번 금융당국의 발표로 킥스비율 권고치가 하향조정되면서, 보험사들은 킥스비율이 170%(130%+40%)만 되어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산출식의 80%만 적립할 수 있게 된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배당이 불확실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보험사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킥스비율 적립부담 완화는 보험사들의 배당가능이익 확대로 연결된다”며 “기존 제도에서는 배당가능이익 확보 시점이 회사별로 2~3년 후거나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에, 이번 금융당국의 방침은 보험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배당이 어려워진 주된 이유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지목하고 있다. 2023년 도입된 새 회계제도 IFRS17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시가부채가 원가부채에 미달할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주요 상장 보험사 중 올해 배당을 결정한 곳은 손해보험사 중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생명보험사 가운데선 삼성생명뿐이다.

미래에셋생명 및 동양생명은 올해 배당이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해상과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은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말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각각 9천2억원, 6천402억원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조183억원,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각각 1조1천265억원, 1조7천9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오는 20일, 26일에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동양생명도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늦장 대처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역대 최대치 실적을 낸 보험사들이 올해 배당을 못하는 것이 이슈화되자, 이달 예고된 주주총회를 의식해 불과 5개월 만에 또다시 대책을 발표하는 등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는 게 주된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킥스비율이 보수적인 기조에 놓인 만큼 보험사들은 과거와 유사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배당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이제서야 문제를 깨닫고 킥스비율을 조정하는 등 늦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킥스비율에 권고치를 두는 건 고객 보호를 위함인데 배당을 늘리기 위해 권고 기준을 완화하는 건 보험사의 지속가능 경영에도 다소 위배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당초 IFRS17을 도입할 때부터 그에 따른 결과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것으로 비춰져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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