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협회 이사회에 금융사 첫 합류…KB국민 이사사로 참여

2025-03-17

KB국민은행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알뜰폰협회)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다. 알뜰폰(MVNO) 업계 이익 증진을 위한 법인에 금융사가 이사사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시장에 참전한 가운데 알뜰폰 업계 내 금융권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협회는 최근 이사회에서 KB국민은행을 일반회원사에서 이사사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알뜰폰 브랜드 KB리브모바일을 운영하는 KB국민은행은 올해부터 협회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2013년 공식 출범한 알뜰폰협회(KMVNO)는 국내 알뜰폰 업계를 대변하는 비영리단체다. 19개 회원사가 참여해 정부 정책에 알뜰폰 업계 의견을 개진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협회를 주도하는 것은 10곳의 이사사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사 중심으로 사업계획과 대정부 건의 방향을 정하면 회원사가 따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알뜰폰협회 이사사는 회장사인 스마텔을 비롯해 SK텔링크, LG헬로비전, 프리텔레콤, 아이즈비전 등 9개사였다. 알뜰폰 사업을 매각하는 세종텔레콤이 빠지고 KB국민은행과 한국피엠오가 새로 합류하면서 이사사는 10개사로 개편됐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KB리브모바일(리브엠)로 알뜰폰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사업 승인을 받았다. 가입자는 43만명 규모로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약 5%의 비중을 차지한다.

KB국민은행는 그동안 알뜰폰협회에 회원사로 참여했음에도 나머지 중소 알뜰폰사의 거센 견제를 받아왔다. 전임 협회장인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이 직접 나서 “거대 금융자본의 알뜰폰 사업 진출로 영세 중소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했을 정도다.

이같은 기류에 변화가 생긴 것은 고명수 스마텔 회장이 신임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특히 우리은행이 다음달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견제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서도 대기업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는 상황에서 협회 내부에 영향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이통 자회사와 금융사를 포함한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52% 수준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만큼 이사회 참여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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