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연중무휴 진료’ 소아청소년 전문클리닉…4월에 문 연다

2025-03-27

서울시 구로구와 성북구에 위치한 우리아이들병원이 다음 달부터 24시간 진료 체계를 가동한다.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심야 시간대 소아 진료의 공백을 메우리 위해서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4월부터 산하 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에서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24시간 진료하는 ‘친구클리닉’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대학병원이 아닌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이 연중무휴로 24시간 진료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정부가 소아의료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 100여 곳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해 운영 중이지만 진료시간은 평일 기준 최대 자정까지다. 그 이후에는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아이들병원도 그동안 평일 밤 10시, 휴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6시에 진료를 종료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자정을 넘겨 아이에게 열이 나거나 이상 징후를 보이면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가야 할지, 다음 날 아침 병원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으로 문닫는 소아 응급실도 속출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전문병원 두 곳을 운영 중인 재단이 이러한 사각지대를 메워보겠다며 자진한 이유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밤에 아이에게 열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응급실에 가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이미 응급이지 않느냐"며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하지 않는 취약 시간대에 트리아제(triage·내원 환자 분류) 기능과 경증 및 비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돕고 소아 의료체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아전문응급센터 등을 찾는 환자 중 한국형 응급환자분류도구(KTAS) 3~5레벨 정도의 비응급 환자가 7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중증 환자를 위한 응급실 외에도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위한 '긴급 진료 센터(Urgent Care Clinic)'가 마련돼 있다. 우리아이들병원도 이러한 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친구클리닉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진료 공백을 보완해 '아픈 아이를 둔 엄마, 아빠의 친구 같은 의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응급은 아니지만 신속한 진료가 요구되는 '긴급' 환자를 담당함으로써 전문센터는 실제 응급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24시간 진료를 위해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전문의 외에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병원마다 약 30명씩 추가 채용을 마쳤다. 낮시간과 다름 없이 단순 진료 뿐 아니라 주사와 채혈 등 정맥 내 처치, 혈액·소변검사, 엑스레이, 초음파검사, 심전도 검사 등이 가능하다.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해 친구클리닉 전담 인력 외에 병동 당직의까지 전문의 2명이 상주한다. 새벽에 찾아온 환자가 중증·응급으로 판단되면 곧장 연계된 소아전문응급센터로 전원시킬 계획이다.

정부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24시간 소아 진료에 나서는 건 모험에 가깝다. 정 이사장은 "정부가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서 지역 2차병원 육성 의지를 나타낸 점은 고무적"이라며 “향후 야간진료관리료의 확대 인정과 더불어 24시간 진료기관에 대한 충분한 운영지원금이 마련돼 소아 환자들이 취약 시간대에도 안정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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