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g→500g으로 줄었는데"…교촌치킨 논란에 공정위 "단속 대상 아냐"

2025-10-11

순살치킨 중량 논란에 휩싸인 교촌치킨이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양만 줄였지만 현행법상 단속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체감 가격은 올라갔는데도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매장에서 조리하는 전제의 순살치킨 원물은 ‘용량 변경 미고지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육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가공식품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에 따라 80개 가공식품과 39개 일상용품을 대상으로 용량을 5% 이상 줄이고 이를 고지하지 않으면 부당행위로 제재하고 있다.

여기에는 △햄·소시지류 △우유·가공유 △김치 △과자·초콜릿류 △빙과류 등이 포함되지만, 치킨은 목록에 없다. 결과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는 사실상 ‘슈링크플레이션(내용물 축소 인플레이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또 “2025년 1월 1일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품의 용량 감량 및 미고지 행위를 우선 관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식품 표시·광고 관련 규제는 식약처 소관이기 때문에 공정위가 직접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식품표시광고법상 치킨은 애초에 용량 표기 의무가 없어 중량을 줄였더라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아도 위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정위는 “용량 표시 의무가 없는데, 감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법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달부터 주요 순살치킨 제품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줄였다. 원재료도 기존 ‘닭다리살 100%’에서 닭가슴살을 섞는 방식으로 바뀌어 ‘품질 하락’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이헌승 의원은 “가맹사업 구조상 본사가 조리 전 원육을 공급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완제품 가격이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며 “현행 규제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무위원회는 오는 14일 국정감사에서 송종화 교촌F&B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중량 축소와 원육 변경의 구체적인 배경을 따져 묻기로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