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니트 컴퍼니의 성공 조건

2025-10-23

‘쉬었음’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의 한 분류다. 일을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9월 ‘쉬었음’ 인구는 252만 1000명. 이 가운데 20대는 40만 9000명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감소세가 이어지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이들을 흔히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라 부른다. 학교나 학원, 취업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가사·육아도 맡지 않는 청년층이다. 단순한 백수와 달리 일할 의욕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니트 컴퍼니’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지원 사례에서 착안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으로 가상의 회사를 만들어 니트족 청년들이 3개월가량 조직 생활을 경험하며 사회와의 단절을 벗어나도록 돕는 방식이다. 니트족 청년들이 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지금까지 정책 당국의 대응은 단기 직무체험에 그쳤다. 하루 8시간 근무에 주 5일도 벅찬 이들에게 단기 체험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비영리 청년 지원단체인 니트생활자의 박은미 대표는 “쉬는 청년은 게으름이 아닌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니트족에 대한 사회인식을 바꿔 다시 고립되지 않도록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53조 원에 달한다. 경제 손실도 문제지만 청년 고용난은 지역소멸과 국가소멸의 위험요인이다. 자발적 실업급여 확대 같은 복지정책도 필요하지만 청년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인책이 더 절실하다. 첫걸음은 니트족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쉬었음’의 장기화를 막고 재사회화를 촉진해야 한다.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풀어야 한다. 청년 취업의 입구도 출구도 막혀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청년은 결국 캄보디아 사태처럼 비정상적 취업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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