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만 되면 하품이 나나요?…단순 피로가 아닐 수 있습니다

2025-04-15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하품이 쏟아지고, 커피 없이는 일과를 버티기 어렵다. 단순한 나른함으로 넘기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만성 수면 부족’의 경고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처럼 장시간 노동과 늦은 귀가가 일상화된 사회에선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과도한 주간 졸음은 사고 위험은 물론, 심장병과 당뇨, 뇌졸중 등 만성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 신경학회, 미국 가정의학회, 국가안전위원회(NSC) 등 25개 의료단체의 지지를 받아 발표됐다.

“졸음은 단순한 개인의 피곤함이 아닙니다. 교통사고, 직장 내 실수, 집중력 저하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건강 문제입니다.”

메이요 클리닉의 수면의학 전문의 에릭 올슨 박사는 매체 CNN을 통해 졸음의 사회적 영향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연간 10만 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졸음 운전과 관련되어 있으며,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사망률이 높은 사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회의 도중 졸음을 참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가 지루해서 졸리는 것이 아니라, 뇌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노스웨스턴대 수면의학 전문가 크리스틴 넛슨 교수는 “수면이 충분한 사람은 아무리 따분한 상황에서도 졸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연구 결과지만 한국도 예외 아니다.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평균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30분대로, 세계 평균보다 1시간 이상 짧다.

또한 야근과 과로,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한 야간 수면의 질 저하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졸음은 단지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을 넘어, 수면무호흡증·불면증·하지불안증후군 등 다양한 수면 장애의 징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졸음 척도 점검하는 법

미국에서는 ‘에프워스 졸음 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를 통해 졸음 수준을 평가하기도 한다.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점심 식사 후 앉아 있을 때, 차 안에서 동승자로 앉아 있을 때, 조용한 장소에서 책을 읽을 때 등 일상적인 8가지 상황에서 졸릴 가능성을 0~3점으로 평가해 총점을 산정한다. 총점이 10점 이상이면 ‘임상적으로 중대한 졸음 상태’로 간주되며 전문가 상담이 권고된다.

전문가들은 카페인 섭취, 야식과 음주, 스마트폰 사용, 밝고 시끄러운 침실 환경 등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처럼 ‘취침 전 술 한잔’을 습관처럼 즐기는 경우, 숙면을 방해받기 쉽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잠들게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벽에 각성을 유도해 수면의 깊이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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