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백끼 - 다이파이동
다이파이동(大牌檔).
홍콩식 포장마차의 이름이다. 노상에 자리 펴고 술과 음식을 파는 다이파이동은 우리네 포장마차와 쏙 닮았다. 1970년대 초반 100개가 넘었다는 길거리 다이파이동이 지금은 17곳밖에 남지 않았다. 홍콩 정부가 1972년 도시 미관과 위생 등의 이유로 면허 발급을 중단해서다. 최근에는 내부를 옛 다이파이동처럼 꾸민 식당과 주점도 넓은 의미로 다이파이동이라 부른다. 홍콩을 대표하는 다이파이동 3곳을 소개한다.
홍콩 힙지로 - 싱키
골목 전체를 가릴 듯 넓게 펼친 천막과 파라솔, 접이식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 산처럼 쌓인 얼음과 해산물, 웍을 잡은 러닝 차림의 조리사, 골목 가득 자욱하게 퍼진 연기와 불향, 거대한 선풍기….
홍콩섬 센트럴(中環)의 ‘싱키(盛記)’는 홍콩 사람이 ‘다이파이동’하면 떠올릴 만한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춘 노포다. 빅토리아 항구를 드나드는 선원을 상대로 일찍이 터를 잡았고,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각종 해산물과 볶음 요리 전문으로, 메뉴 하나에 65~135홍콩달러(HKD), 우리 돈으로 1만2000~2만5000원 정도를 받는다. 싱키에서 만난 한 홍콩인은 “맛있다기보다 예스러운 분위기가 좋아 자주 들린다”고 말했다. 왁자지껄 흥청대는 길바닥 술판 풍경이 우리네 노가리 골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전 11시~오후 11시.
길거리 화력쇼 - 오이만상
‘웍헤이(鍋氣·불맛)’가 없으면 중화요리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홍콩에서는 골목의 다이파이동에서도 ‘웍질’ 하는 풍경이 익숙하다.
삼수이포(深水埗)의 유명 다이파이동 ‘오이만상(愛文生)’은 차도까지 넘어온 주방에서 불쇼를 펼친다. 1m 높이로 불이 치솟는 화구 앞에서 큼지막한 웍을 흔드는 요리사의 모습이 흡사 차력사 같다. 저녁 시간이면 이곳에서 지핀 불향이 골목 구석구석 퍼진다. 진진의 왕육성 사부는 “요리사가 아니라 황야의 무법자 같다”며 감탄했다.
왕 사부가 불맛 좋다고 추켜세운 메뉴는 ‘감자 소고기 볶음(약 2만5000원)’이다. 한입 크기로 썬 소고기와 감자를 후추 양념 소스에 버무린 다음 센 불에 순식간에 볶았는데, 맥주를 추가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어 메뉴판을 제공한다. 오후 4~11시.
MZ 포차 - 레이디스 스트리트 식판 컴퍼니
야외에 자리한 전통식 다이파이동은 50년 내력이 기본인지라 열악한 환경을 참아야 한다. ‘싱키’처럼 화장실이 없는 집도 있고, 불쾌한 냄새와 벌레를 견뎌야 하는 집도 있다.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실내 다이파이동을 추천한다. 전통식 다이파이동처럼 내부를 꾸며 옛 감성을 자극한다.
홍콩백끼가 추천하는 실내 다이파이동은 몽콕(旺角) 야시장 맞은편의 ‘레이디스 스트리트 식판 컴퍼니(女人街食飯公司)’다. 내부를 가득 채운 옛날식 네온사인, 둥그런 나무 테이블과 시뻘건 등(燈), 의도적으로 촌티 낸 메뉴판 등 구석구석이 레트로 소품으로 가득하다. 평일에도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데, 손님 대부분이 20~30대 홍콩 젊은이다. 추천 메뉴는 송로버섯을 올린 멘보샤(약 1만5000원). 오후 6~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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