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EU 규제 대응 첫걸음'…폐배터리 파우더 ‘자원’으로 전환

2025-03-24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블랙매스(Black Mass)·블랙파우더(Black Powder)가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 자원’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는 한국이 앞으로 EU의 강화된 환경 규제, 특히 '배터리 여권' 제도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24일 2025년 제1회 관세품목분류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전기차 폐배터리 파우더를 ‘금속추출용 잔재물’(HS 코드 2620.99-0000)로 최종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당 물질에는 기본세율 2%가 적용되며, 기존에 적용될 수 있었던 화학제품(6.5%)이나 전자폐기물(8%)보다 낮은 세율이 매겨지게 된다.

블랙매스와 블랙파우더는 리튬이온전지의 폐기물 또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을 분쇄하고 열처리해 얻는 검정색 분말이다.

이 분말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배터리 재활용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관세청은 “이 물질은 금속을 회수하기 위한 전처리 과정을 거친 잔재물로,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특히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 EU의 '배터리 여권 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해당 제도는 EU 역내에 유통되는 배터리에 대해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전 생애주기를 디지털로 기록하고 공개하도록 하며,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배터리는 유통 자체가 제한된다.

또한 이번 분류 변경은 재활용 산업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폐배터리 파우더가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정되면 국내외 유통과 수출입 과정에서 규제 완화와 비용 절감 효과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앞으로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과 협력해 재활용 관련 물품의 품목번호 신설과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서는 안면 리프팅 시술용 봉합사 결합 침도 새롭게 분류됐다. 이 제품은 기존의 의료기기(세율 8%)가 아닌, ‘살균한 의료용 봉합사’(세율 0%)로 판단돼 관련 업계에 유리한 결과를 안겼다.

이외에도 관세청은 돈코츠 라멘 스프, 핫케이크, 완구류 등 총 17건의 수입물품 품목분류를 확정했다.

오현진 세원심사과장은 "수출입 기업들이 품목분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품목분류 사전심사 제도’를 운영 중이며, 전자통관시스템(UNIPASS)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해당 제도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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