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귀족·혼자만의 운동' 아니에요
인내·존중·자기관리 배우는 운동이죠
한때 골프는 ‘귀족 스포츠’라는 편견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박세리 선수가 세계 여자 골프에서 가장 전통 있는 대회로 꼽히는 US 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발휘해 우승하면서 골프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죠. 이후 최경주·박인비 등 국내 프로 골프선수들이 해외무대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자 골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요. 이때부터 골프는 더 이상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와 생활체육 인프라가 확산하면서 골프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더 많아졌고, 이로 인해 골프를 배우는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해요. 이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골프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세계골프역사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작은 공을 가장 적은 타수로 홀(hole)에 넣는 사람이 승리하는 골프는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 전략이 요구되는 스포츠입니다. 골프는 한 코스 안에서도 거리·지형·바람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샷마다 여러 판단이 필요하고 상대와 직접 몸을 부딪치지 않지만, 자신의 선택은 물론 실수까지 모두 기록으로 남아 자기관리 또한 중요하죠. 15세기부터 시작된 골프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규칙과 문화도 다양해요. 골프웨어 기업 슈페리어는 골프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고 세계적으로 높아진 대한민국의 골프 위상을 널리 알리고자 국내 최초 골프를 전문으로 한 세계골프역사박물관을 개관했어요. 골프 기원부터 영국 골프의 발전, 여자 골프, 한국골프의 시작과 발전, 한국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골프 관련 자료와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계골프역사박물관에 가다
"골프는 어떤 스포츠 같아요?" 슈페리어 문화예술사업부 김아현 큐레이터가 묻자 "넓은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요" "축구나 야구와 다르게 조용한 스포츠 같아요" "장비가 비싼 운동이요" 등 학생기자단이 저마다 의견을 말했죠. "여러분이 말한 답 중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요. 골프는 자연에 둘러싸여 하는 야외 스포츠인 건 맞는데, 생각보다 정적인 운동은 아니에요. 작은 공을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넣는다는 단순한 목표지만, 그 과정에는 전략과 기술, 인내 등이 요구되죠." 김 큐레이터는 "골프 코스는 홀마다 지형이나 장애물, 바람의 방향과 세기, 잔디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는 스코틀랜드의 자연환경과 연관 있다"면서 골프 역사부터 살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골프의 기원은 여러 설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형태는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됐다고 해요. 수백 년 전 스코틀랜드의 양치기 목동들이 지팡이로 돌멩이를 쳐서 토끼 굴에 넣던 놀이에서 시작돼 15세기 중엽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게 됐죠. "골프의 발상지로 알려진 스코틀랜드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힘입어 골프의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는데, 15세기에는 골프가 너무 성행해 군사훈련과 신앙생활에 방해된다며 칙령으로 전면 금지하기도 했죠. 16세기 이후 신분과 관계없이 전 국민이 즐기는 경기로 발전하면서 1744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골프협회(Honourable Company of Edinburgh Golfers)가 최초의 골프 규칙 13개 조항을 제정하면서 근대 골프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후 골프는 영국을 거쳐 유럽과 미국으로 전파돼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해요."
골프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골프클럽(골프채)과 골프공도 함께 발전했습니다. 김 큐레이터는 "초기에는 나무에 깃털을 채운 페더리 공으로 약 200여 년간 사용했죠. 이 골프공을 드라이버로 쳤을 때 약 165~200m의 비거리(타격한 볼이 날아간 거리)가 나왔다고 전해져요"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열대지방의 페르카나무 고무 진액으로 만든 구타페르카 공을 사용하다 여기에 소동물의 표피를 감싼 하스켈 공으로 대체했는데, 하스켈 공은 골프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죠. 1932년 이후 직경 1.68인치(43mm), 무게 1.62온스(46g)로 규격화됐다고 알려졌으며, 지금 사용하는 현대 골프공은 다양한 복합소재를 더해 제작합니다.

"골프공처럼 골프채도 많은 변화가 있었나요?" 보경 학생기자 질문에 김 큐레이터가 나무로 만든 초기 퍼터(putter)와 아이언(iron)을 가리켰습니다. "이 아이언과 퍼터는 1890년대 실제 사용했던 것으로 보다시피 나무로 제작됐는데요. 과거 골프클럽은 나무로 만들던 초기 형태에서 나무 헤드, 철 샤프트를 거쳐, 20세기 중반 이후 니켈·알루미늄·티타늄 등 금속 소재를 이용해 과학적으로 만들었죠. 현재는 선수들이 경기 상황별로 알맞은 클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양·재질·용도 등을 세분화해 제작해요. 보통 기본이 18홀인 골프 경기에서 한 선수가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의 개수는 최대 14개로 제한돼 선수들은 드라이버·우드·아이언·웨지·퍼터를 조합해 14개를 구성하죠. 어떤 클럽을 어느 상황에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뀔 수 있어 골프는 장비 싸움이 아닌 선수의 판단력과 샷 선택 능력이 더 중요한 전략 스포츠라고 하는 거예요."
선수의 판단력과 샷 선택 능력이 골프공을 있는 그대로 쳐야 한다는 규칙과 만나 명장면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공이 떨어진 위치를 손으로 옮기거나 바꾸면 안 되고, 실수로 공이 물이나 숲으로 가면 벌타를 받고 다시 쳐야 하는데요.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박세리 선수가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 공이 워터 해저드 바로 앞에 멈추자, 벌타를 받는 대신 신발·양말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낸 거예요. 투혼의 결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죠.

골프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전환점을 맞습니다. 미국의 넓은 토지와 자본을 바탕으로 공공 골프장이 빠르게 퍼진 것은 물론 프로 투어도 체계화되며 상금·스폰서십·미디어 중계가 결합, 국제 스포츠로서 명성을 얻게 됐죠. 골프의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US 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 PGA 챔피언십) 역시 이때 생겼습니다.
"4대 메이저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전통과 권위를 축적하며 골프의 세계적 위상을 확립했다고 평가받아요. 골프의 상징적인 무대인 이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얻는데, 바비 존스(Bobby Jones)가 1930년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로 알려졌죠."

전시된 프리커 북 세트(Flicker Books Complete Set of Three Volumes)는 바비 존스의 1929년 US오픈의 스윙사진이 담긴 골프 교본으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 있는 브리티시 골프 박물관 소장품과 동일하다고 해요. 이어 김 큐레이터는 그린재킷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나갔죠.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그린재킷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7년으로 당시 일반 갤러리와 구분하기 위해 대회 관계자들이 처음 그린재킷을 입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후 1949년 우승자인 샘 스니드에게 처음 그린재킷을 입힌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죠. 우승자는 그린재킷을 1년간 보관할 수 있으며 다음 해 대회 개막에 앞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반납해야 합니다.”
K-골퍼들의 성장과 활약
김 큐레이터는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퍼진 골프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며 소중 학생기자단과 국내 골프 역사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겼죠. "1897년 원산에 6홀 규모의 골프장이 조성된 것이 한국 골프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한국 골프의 원로인 연덕춘 선수입니다. 연덕춘 선수는 1941년 일본 오픈 골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최초로 국제 대회 정상에 올랐는데, 이는 한국 골프 역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히죠.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 선수도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연덕춘 선수의 활약은 이후 세대 골퍼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고 합니다."

1970~80년대 골프 인프라가 점차 확충되고, 방송 중계를 통해 대중에게 노출되면서 1990년대 국내 골프는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죠. 체계적인 주니어 육성 시스템과 높은 훈련 강도, 그리고 국제무대 진출을 목표로 한 도전 문화가 맞물리며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심에는 박세리 선수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박세리 선수 알죠?" 김 큐레이터가 묻자 학생기자들은 "네"라고 소리쳤어요.
"박 선수는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며 ‘코리안 돌풍’을 일으켰어요. 그의 투혼과 도전은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수많은 '세리 키즈'를 양산했다고 평가받아요. 그 흐름이 박인비·고진영 선수 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골프 강국으로 만들었죠. 한국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혀요."

‘세리 키즈’ 대표 선수 중 하나인 박인비 선수는 정교한 퍼팅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LPGA 투어를 지배했어요. 또 올림픽 금메달과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한국 골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고요. 현재도 수많은 한국 여자 프로 골퍼들이 미국·유럽·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며 세계 골프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이어 양용은 선수 또한 2009년 PGA 혼다 클래식 우승, 같은 해 제91회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역전 우승하며 아시아 남자 골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워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K-골프의 거센 돌풍을 이끌며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 감독을 서면 인터뷰로 만나 골프에 관해 더 깊이 알아봤습니다.
동행취재=김보경(서울 둔촌초 6)·서진하(경기도 홈스쿨링 중1)·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6) 학생기자
박세리 감독 서면 인터뷰
박세리 감독 약력
1977년 9월 28일 출생
1996년 프로 데뷔
1998년 미국 LPGA 투어 데뷔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
1998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
LPGA 통산 우승 25승
메이저 대회 우승 7승
200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아시아 여성 선수 최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진하 언제 골프를 시작하셨나요. 원래 장래희망이 프로 골퍼였나요.
저는 어렸을 때 육상을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부모님을 따라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는데, 한두 번 가다 보니 골프라는 스포츠에 끌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채도 만져보고 연습을 하게 되면서 대회에도 출전하게 됐죠. 저는 어릴 때부터 “꼭 성공해서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어요. 그래서 프로가 되겠다는 목표도 자연스럽게 생겼고, 그 마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보경 프로 골퍼의 일과가 궁금해요.
골프는 연습과 경기 그리고 자신만의 준비가 매일 반복되는 스포츠로 루틴이 정말 중요해요. 그렇다고 일과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요. 보통은 아침 일찍 스트레칭과 체력훈련을 하고, 스윙 연습, 퍼팅, 어프로치 연습까지 세세하게 점검하죠. 상황에 따라 연습량이나 목표가 달라지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루틴을 바꾸기도 해요. 스코어를 내는 라운드 연습도 굉장히 중요하죠. 단순히 치는 게 아니라 ‘코스에서 어떤 공략을 할 것인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속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요. 실제 라운딩을 통해 상황 대처 능력을 다듬는 것은 연습장과는 또 다릅니다. 매일 연습만 하는 건 아니에요. 회복과 휴식도 매우 중요해요. 실제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게 오히려 경기력 유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건 매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자기 스타일대로 루틴을 만드는 것이죠. 골프는 반복이 중요한 운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생각과 태도로 연습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매일 똑같은 루틴 속에서도 자신감을 점검하고,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을 꼭 가졌어요.
시온 프로 골퍼로 활동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으셨나요.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고 그만둬야 하나 싶을 때도 있었죠. 특히 슬럼프가 길어질 때,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만 하다가 더 지치기도 했고요. 그럴 때는 주변의 조언과 자신의 작은 목표 설정으로 조금씩 극복하려고 했어요. 힘든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러한 슬럼프를 ‘두 번째 기회’라고 생각해요. 잠시 멈춰서 나를 돌아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진하 가장 힘들었던 경기와 뿌듯했던 경기를 각각 뽑아주신다면요.
가장 힘들었던 경기가 따로 있진 않고, 성적이 계속 안 좋고 저 자신을 믿기 어려웠던 시기들이 기억나요. 그때는 경기보다 제 마음과 싸우는 게 더 힘들었었죠. 그런 시기들을 극복하고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힘든 시기를 보내며 제가 원래 하던 플레이가 안 나올 때 ‘내가 골프를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자신감을 잃었던 순간도 많았죠. 그런데 2006년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챔피언십에서 연장 플레이오프 가서 우승하면서 다시 경기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순간 단지 우승의 기쁨을 넘어 ‘나는 다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되찾았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고, 가장 뿌듯했던 경기예요.

보경 우리나라 여자 골프가 강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 선수들이 재능이나 감각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많은 연습량과 강한 정신력, 그리고 목표를 향한 집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코치와 가족의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죠. 또 경쟁이 치열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문화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시온 골프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늘었는데, 골프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나요.
골프는 인내심과 규율, 자기관리 능력을 길러줘요. 한 번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는 법을 배우고, 코스 매너와 존중 같은 사회적 규범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죠.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은 골프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산이 될 수 있어요.
진하 청소년이 골프를 배울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골프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기술보다 먼저 이야기하는 건 스포츠맨십이에요. 골프는 정직하고 예의가 중요한 운동이라 기본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 잡혀 있어야 실력도 제대로 쌓이거든요. 제가 선수 시절부터 줄곧 말해온 게 성공은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도 부모님과 스태프, 코치,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골프는 개인종목이지만 절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에요. 주변의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실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지만, 스포츠맨십과 겸손함은 처음부터 길러야 하는 기본이거든요.
보경 마지막으로 프로 골퍼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골프는 긴 여정이에요.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날이 많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기본을 지키고, 나에게 솔직하고, 흔들릴 때마다 다시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 즐기는 마음을 절대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어야 오래갈 수 있고, 힘든 시간도 버틸 수 있어요. 즐기는 마음이 있어야 기쁨도, 배움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분명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이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World Golf Hall of Fame)은 골프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선수와 인물을 기리는 최고 권위의 기관으로 선수 개인의 성적뿐 아니라 골프 발전에 끼친 영향, 스포츠맨십, 시대적 의미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헌액자를 선정해요.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세계 골프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는 공식적 인정을 뜻하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만 오를 수 있는 자리’로 알려졌죠. 헌액자에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아널드 파머(이상 남자 골프), 아니카 소렌스탐 등 골프의 전설들이 포함돼 있으며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와 박인비가 있죠. 두 선수는 각기 다른 시대에 한국 골프의 위상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아요.

박세리 선수는 2007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죠.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LPGA 투어 통산 25승, 메이저 대회 7승을 기록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아요. 2016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인비 선수는 LPGA 통산 21승, 메이저 7승을 거두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고,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후기
저는 골프를 쳐본 적이 없지만, 부모님이 골프를 정말 좋아하세요. 그래서 저 역시 골프가 궁금했는데 이번 취재 주제가 골프라는 얘길 듣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세계골프역사박물관에서 골프 역사와 문화 등 다방면으로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죠. 취재 덕에 골프를 자세히 알게 돼 부모님과 대화할 주제가 생겼고요, 나중에 엄마, 아빠와 함께 골프를 쳐보고 싶어요. 이날 박물관 한쪽에 마련된 골프 퍼팅 연습기로 잠깐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나중에 골프를 정식으로 배운다면 이번 취재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골프를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소중 친구들은 세계골프역사박물관에 꼭 한 번 방문해 보세요.
김보경(서울 둔촌초 6) 학생기자
어렸을 때 골프를 잠깐 배운 적이 있었으나 골프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취재로 골프 문화를 알게 되면서 골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취재를 통해 골프의 역사와 문화, 장비, 복장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거든요. 박물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오래된 골프공과 골프채 등 골프 관련 유물을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했고 유명한 선수들이 직접 쓴 골프 장비도 전시돼 있어 흥미로웠죠. 특히 박세리 선수를 보고 골프선수를 꿈꾼 '세리 키즈'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이 여자골프 강국이 됐다는 설명을 듣고 박세리 선수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국내 골프가 더욱 발전해 세계를 휩쓴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되면 좋겠습니다.
서진하(경기도 홈스쿨링 중1)
세계골프역사박물관에는 18세기 골프클럽부터 우리나라 선수들의 우승 트로피까지 다양한 골프 유물이 전시돼 있었어요. 큐레이터 선생님이 골프가 시작된 계기부터 골프 역사와 문화 그리고 메이저 스포츠가 된 비화까지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죠. 특히 골프공의 변화가 흥미로웠는데, 처음엔 비거리도 아주 짧았으나 공이 점점 발전하면서 비거리도 늘어났고 이 때문에 골프 경기도 더 재미있어졌다고 해요. 골프공 이외에도 골프채와 복장의 변화 등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골프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골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경기 방식 등을 알게 돼서 골프 경기를 보는 눈도 달라질 거 같아요. 골프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뜻깊은 취재였습니다.
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초 6) 학생기자
글=이보라 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박세리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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