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테마파크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곳으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새 테마파크가 개장했다.
22일(현지시간)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는 새 테마파크 '에픽 유니버스'(Epic Universe)를 정식 개장하고 기념행사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에픽 유니버스는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의 네 번째 테마파크로, 1990년부터 운영된 기존 유니버설 스튜디오 시설에서 몇 마일 떨어진 부지에 750에이커(약 304만㎡) 규모로 건설됐다.
새로 연 테마파크는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 - 마법부' '슈퍼 닌텐도 월드' '드래곤 길들이기- 버크 섬' '천체 파크' '다크 유니버스' 등 5개의 테마 구역으로 구성됐다. ‘해리포터 마법 세계: 마법부’ 구역에서는 ‘마법부에서의 전투’라는 이름의 승강기형 어트랙션을 타고 스릴을 즐길 수 있다. 테마에 맞게 마술 라이브쇼도 진행한다. 최근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와 재팬에 먼저 오픈해 화제가 된 ‘슈퍼 닌텐도 월드’는 슈퍼마리오 속 배경을 그대로 구현했다. 마리오 카트 어트랙션 등 닌텐도 속 게임을 활용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 버크 섬’에서는 바이킹과 드래곤을 테마로 해 드래곤 모양의 롤러코스터, 바이킹 선박 모양의 워터 슬라이드 등의 놀이기구를 준비했다. 이 밖에도 거대한 용을 길들이는 내용의 라이브 쇼도 볼 수 있다. ‘다크 유니버스’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괴상한 실험으로 인해 황폐해진 마을을 콘셉트로 해 늑대인간, 뱀파이어 등 괴물을 피해 달리는 어트랙션이 있고 푸르른 녹지에 자리한 ‘셀레스티얼 파크’에서는 우주선 콘셉트의 롤러코스터와 별자리 회전목마를 즐길 수 있다.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는 2011년 유니버설 테마파크 사업을 인수한 이후 이곳에 가장 큰 금액을 투자했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그동안 자타 공인 올랜도 리조트 단지의 핵심으로 여겨진 디즈니월드는 유니버설 신규 테마파크 개장에 따라 아성을 위협받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3년 디즈니월드 리조트 방문객은 4880만 명으로, 유니버설의 1980만 명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시장분석업체 모펫 네이선슨은 유니버설의 에픽 유니버스가 2026년까지 950만 명의 방문객을 추가로 끌어들이면서 디즈니는 2년간 100만 명의 방문객을 잃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분석업체 모펫 네이선슨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분석가인 크레이그 모펫은 "한때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건 대중적인 휴가 방식이었지만, 이제 더는 사실이 아니라 볼 수 있다"며 "티켓만 해도 여러 날 동안 방문하면, 한 가족이 1000달러(한화 약 130만원) 이상 들 수 있는데, 여기에 호텔비와 식사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테마파크들이 입장료와 숙박비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빚까지 지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결국 충성 고객들마저 이탈하고 있다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NYT는 성인 2명이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 하루 방문하고, 인근 리조트에서 하루 숙박하는 비용이 2017년 568달러(약 78만원)에서 올해 886달러(약 120만원)로 오르면서 휴가지로 디즈니월드 대신 아이슬란드 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커플의 사례를 소개했다. 테마파크 운영사들이 최근 몇 년 새 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잠재 소비자는 물론 오랜 충성 고객들마저 “그 돈이면 다른 곳을 가겠다”고 여기게 해 발을 돌리게 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