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자사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어느 국가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위치 검증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중국 등 제재 대상국으로 첨단 반도체가 밀수되는 경로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최근 몇 달간 이 기술을 비공개로 시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고객이 선택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옵션 형태로 제공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기밀 컴퓨팅' 기능을 활용한다. 엔비디아 서버와 통신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 데이터를 분석해 칩의 위치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 측은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전체 AI GPU 자산의 상태와 재고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구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최신 칩 '블랙웰(Blackwell)'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며 구형 모델에 대한 적용도 검토중이다.
이번 기술 개발은 AI 칩의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미국 법무부는 1억 6000만 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으로 밀반입하려던 중국 연계 조직을 기소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위치 추적 기능은 백악관과 미국 의회 양당 의원들이 요구해온 중국 등 판매 제한 국가로의 AI 칩 밀수 방지 조치를 충족할 수 있다.
다만, 기술이 제품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중국 사이버보안 규제 당국은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반도체의 보안 기능을 우회할 수 있는 백도어를 심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현 주력 제품의 바로 전 모델인 'H200'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구매를 주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칩에 백도어가 존재한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