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모델Y’ 신형 ‘주니퍼’를 한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외장 색상과 구동방식 등 소비자 선택 범위를 다른 국가에 비해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얼마 전부터 모델 Y 부분변경 모델인 ‘뉴 모델Y(주니퍼)’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를 보면 주니퍼는 주행거리 476㎞, 최고속도는 롱레인지 전륜구동(AWD) 모델 기준으로 시속 201㎞까지 낼 수 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4.3초로 표시돼 있으며, 보조금 등을 제외한 가격은 7300만원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주니퍼의 외장 색상을 글레이셔 블루, 울트라 레드, 퀵 실버 등 3가지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4~5개 색상으로 한국보다 소비자 선택 폭이 크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에서도 스텔스 그레이, 글레이셔 블루, 펄 화이트 멀티 코트, 퀵 실버, 울트라 레드 등 5가지 중에서 외장 컬러를 고를 수 있다. 대만도 펄 화이트 멀티 코트, 솔리드 블랙, 스텔스 그레이, 퀵실버, 울트라 레드 등 5가지 색상을 제공한다.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홍콩 소비자들도 5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유럽지역도 비슷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 대부분이 5가지 외장 컬러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다. 카타르 등 중동지역도 5가지 선택지를 갖는다. 본사가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는 스텔스 그레이, 울트라 레드, 펄 화이트 멀티 코드, 퀵 실버 등 4가지 색상을 지원한다.
이처럼 전세계 주요 판매국 대부분이 4~5가지 색상 중에서 고를 수 있지만 한국은 거의 유일하게 3가지만 선택할 수 있게 제한한 것이다.

색상 뿐만이 아니다. 주니퍼의 경우 한국에서는 구동방식 중 앞뒤 바퀴를 모두 돌리는 롱레인지 전륜구동(AWD)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과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는 후륜구동(RWD)과 전륜구동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통상 전륜구동은 눈길 등에서 구동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다.
휠(타이어 안쪽 부품) 사이즈도 일본의 경우 20인치와 19인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싼 20인치로 제한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슬라 동호회 등을 비롯한 국내 소비자들은 테슬라가 한국 시장을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트 컬러를 예약조차 못하게 막아버리고 가장 인기가 없는 블루와 레드 등을 선택케 했다”면서 “이쯤 되면 한국(소비자)을 호갱으로 보거나 더 나아가 혐한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다른 나라는 색상과 구동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하게 해야 팔리고, 우리나라는 그렇게 안해도 잘 팔리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