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새로운도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e스포츠

2025-02-10

대한민국은 글로벌 e스포츠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실력은 e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e스포츠 강국'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제 2025년의 대한민국 e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강국에서 벗어나 산업과 문화를 융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 있다.

e스포츠의 미래를 논할 때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e스포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다. e스포츠가 단순히 대회와 관람에 그치지 않고, 더욱 안정적이고 다층적인 산업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중소 게임사와 독립 팀 지원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e스포츠 시장은 대형 게임사의 주도 아래 운영되어 왔지만 독창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중소 게임사의 참여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창작자와 중소 게임사들이 새로운 e스포츠 타이틀을 개발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 대회와 리그 활성화를 통해 산업 생태계의 뿌리를 더욱 견고히 다질 수 있다. 지역 단위의 리그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지역 경제와 연계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팬덤 경제의 활성화도 필수적이다. e스포츠 팬은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소비자에서 나아가 굿즈 구매, 커뮤니티 활동, 팀 서포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e스포츠는 팬덤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경제적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스포츠 산업이 더욱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추는 것은 단순히 한국 e스포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는 데 기여할 것이다. e스포츠가 단발적인 트렌드에 머물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제일(人才第一)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대학과 고등학교 단계에서 e스포츠 관련 교육을 도입하며 체계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e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 과정, 콘텐츠 제작자, 방송 기획자, 그리고 심판과 같은 직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담당할 인재들이 체계적으로 양성돼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수년간 진행해 온 e스포츠전문인력양성 사업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재의 단기적 지원을 넘어,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인재 양성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e스포츠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기반이다. 공정한 선수 계약과 산업 내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는 필수적이다. 중소 게임사들이 e스포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작 게임의 e스포츠화 과정을 촉진하는 등 정부 차원의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지역 균형 발전 역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서울에 집중된 e스포츠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지역 단위의 경기장과 리그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 경제와 관광을 연계할 수 있다. 지역 팬덤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e스포츠가 전국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스포츠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장애인 e스포츠 대회나 청소년 대상의 건전한 게임 문화 캠페인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사회적 포용성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e스포츠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임을 입증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5년 대한민국 e스포츠는 단순히 경기를 잘하는 것을 넘어, 산업적,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아우르는 통합적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 e스포츠는 더 이상 '경기'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e스포츠는 문화의 한 주축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이다. 2025년, 대한민국 e스포츠는 플레이어로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을 넘어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로서 더욱 빛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공전영 동양대 e스포츠학과 교수 jykong@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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