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딩동댕 유치원’ 이지현 PD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 수상

2025-09-02

“초등학교 1학년 딸과 5학년 아들이 오랜 시간 사회에 축적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모두 상처 받지 않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되는 유아 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수상이 사회적으로 강요된 왜곡된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해 균형을 잡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2025년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받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지현(41) PD는 2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025 서울여성대회에서 열린 서울시 성평등상 시상식에서 EBS 이지현 PD에게 올해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여했다.

서울시 성평등상은 양성평등 실현과 일·생활 균형 및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저출생 극복 및 돌봄환경 개선에 공적이 큰 개인·단체를 발굴해 매년 시상한다. 올해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공모를 통해 수상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가 결정됐다.

2010년 EBS에 입사한 이지현 PD는 유아·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공영방송 콘텐츠 기획·제작을 통해 성평등 가치 확산과 성 인지 감수성 제고에 기여해 온 제작자다. 특히 <딩동댕 유치원>과 <지구 영웅 번개맨>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와 정체성을 반영해 아동기부터 포용적인 사회 인식을 형성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딩동댕 유치원>은 수십 년간 유아 교육 프로그램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이 PD는 프로그램에서 장애와 다문화, 성평등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시는 “이를 통해 유아기부터 차별과 편견이 아닌 존중과 평등의 가치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에서도 성 인지 감수성이 중요한 요소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킨 모범사례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2025년부터는 <지구 영웅 번개맨>의 연출을 맡으며 성 평등을 어린이 드라마 콘텐츠로 확장해 ‘육아휴직 중인 아빠’, ‘한부모 가정 자녀’, ‘운동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등 다양한 배경과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도입하며 유아·아동 시청자뿐 아니라 부모세대에게도 성역할과 가족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지현 PD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 콘텐츠는 성별 역할과 가족, 인종 등에 대한 다양성이 부족한 편”이라며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유아 철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대로 질문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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