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사’하다 ‘AI 화물 운송’ 플랫폼까지 왔다…‘센디‘의 이야기

2025-06-16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본선 진출팀 릴레이 인터뷰 ⑤ 대기업도 물러난 화물 운송시장에서 달리는 ‘센디’

2013년, 이사플랫폼을 운영하던 이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열심히 운영하던 그는 깨달았다. “결국엔 모두 사람 손을 탈 수밖에 없다”는 걸.

이사의 기본은 짐을 싣는 일이다. 대개 이사 현장에서는 견적을 눈대중으로 낸다. 짐이 얼마나 나올지는 옮겨봐야 안다. 만약 이사를 하다가 1톤 트럭이 한 대 더 필요하게 되면, 그날 빠르게 호출해야 한다. 이사는 하루 안에 끝내야 하는 일이니까.

눈으로 견적을 내고 차를 부르다 보니, 또 사람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야 할 일이 생긴다. 결제도 현금이다. 디지털화할 요소가 많다.

그래서 그는 사람의 손을 덜기 위해 화물운송 직접 매칭 플랫폼 센디를 만들었다. 당사자인 염상준 센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던 1톤 용달 기사들이 “포장 이사 앱에도 용달, 디지털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용달부터 출발해라”고 제안했다. 센디의 새로운 사업은 화물 트럭의 빠른 배차를 위해 시작했다.

센디는 지난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 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에 참여했다.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선까지 올라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커머스 풀필먼트, 새벽배송, 리퍼브, 간선운송,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운송 파트너십 문의도 이어졌다.

스타트업이 도전했다고 이 시장이 만만한 건 아니다. KT, LG 유플러스, 티맵모빌리티 등 대기업도 뛰어들었다가 물러났다. 이 어려운 화물운송 플랫폼 시장에서, 센디는 무엇을 시도 하고 있고, 또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염상준 센디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후 지난 13일 현장에서 송용호 센디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앞서 보았듯 염 대표가 센디를 창업한 배경에는 이사 플랫폼 ‘이사모아’가 있다.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 구조 등 페인포인트를 포착하고, 이사모아에서 센디로 사업을 발전시켰다는 게 염 대표의 설명이다.

제가 물류업에 발을 들인 건 2013년 부산에서 ‘이사모아’라는 이사 플랫폼을 만들면서입니다. 당시 이사 서비스를 중개하면서 전화, 수기 견적, 현금 결제 등 비효율적인 구조가 너무 많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이 경험이 현재의 센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죠.

실제 시장에 들어와보니 화물운송은 더욱 낙후돼 있었습니다. 운송료는 기준이 없고, 중간 마진 구조는 불투명했으며, 기사님들은 운송 후 한참 뒤에야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죠. 저는 이 문제들을 IT로 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이커머스와 유통 시장에서 라스트마일은 물론 B2B 수배송까지 수많은 차량이 매일 움직이는데, 이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다면 기업과 시장 전체에 큰 손실이 발생합니다. 센디는 이 부분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염상준 센디 대표

이후 센디는 기존의 전화·문서 중심 운송 프로세스를 앱 기반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송 팀장은 센디가 대학생 용달 이사에서 시작한 경험으로, 일반 이사와 용달, 가구, 1톤 용달 등을 화주 단에서 운송 퀄리티를 맞추는 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운송 네트워크를 늘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1톤급 차량에서는 1만명을 훌쩍 넘는 기사 풀을 확보했다.

센디가 목표로 하는 건 접수, 배차, 결제, 정산까지의 자동화다. 센디 이용자가 앱에서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최적 차량을 매칭하고, 요금 산정, 실시간 위치 추적, 자동 정산자, 운송장 출력, 월별 통계 리포트 까지 제공한다.

앞단에서 AI가 노출되기 보다는, 뒷단에서 최적화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요금 산정 경우 AI 기반 운임 예측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그에 맞춰 배차를 설계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회성 배차에 대해서는 접수, 배차, 결제, 정산까지 80% 가량을 자동화했다.

염 대표는 센디의 강점에 대해 “운송의 ‘성사율’을 높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배차를 띄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배차가 이뤄지고 운송이 완료되는 데까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한다는 이야기다.

현재는 차량을 다각화하고 B2B 고정 운송을 수행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알고리즘이 학습한 차량만 250여개다.

염 대표는 페인포인트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자산으로 지금까지 누적된 거래 데이터, 매칭·정산 시스템 등을 꼽았다. 이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AJ네트웍스, 아성다이소, 쿠팡 등 대형 B2B 고객들이 저희 플랫폼을 신뢰하고 거래한다고 강조했다.

송 팀장은 화주 입장에서 UI/UX 가시성을 확보해 상하차 과정과 이동 등 실시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거래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시장 내 가격 데이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지급하는 비용이 정작 관련 DB에 반영이 안 된 경우도 있다.

어떻게 가격을 책정하고 차주 정보를 학습하느냐가 핵심인데, 기존 시장에서는 가격만 학습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습니다. 차주 가 DB를 구해 합산한 뒤 모델링을 하면 정합성이 맞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장 가격에 안 맞습니다. 중간에 짐을 합쳐 실을 수도 있고, 경유도 있고요. 기사님이 직접 상하차를 하는 비용이나 지게차를 더하는 비용 등이 있습니다. 회사마다 가격을 인식하거나 합산하는 방식이 다른데, 대개 이 비용이 배차 가격에 포함이 안 됩니다.

송용호 센디 팀장

또 센디는 기사들에게는 정산 서비스, 선지급 프로그램, 배차 이력 기반의 보너스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화주가 지급하는 운송비가 최대 두 달까지 늦어 부담이 되지만, 차주 단에서 2주 정도로 제공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단순 중개 플랫폼이 아닌 실 거래 기반으로 50만 건 이상의 화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계속 학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매칭·정산 시스템입니다. 기존에는 전화 10통, 협상 3번, 정산은 종이서류 기반이었는데, 센디를 쓰면 앱에서 3분이면 운송이 완료됩니다.

염상준 센디 대표

센디는 물류 특화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실시간 공차 매칭, 다이내믹 프라이싱(실시간 변동 운임), 운임 예측 모델, 기사 평판 기반 배차 시스템이 있다.

염 대표는 이에 따라 고객사의 물류담당자들은 센디를 통해 업무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쿠팡 물류센터로 가는 운송이 있을 경우, 과거 이 경로에서 문제 없었던 기사님 위주로 매칭됩니다. 차량의 종류도 250여 개로 세분화되어 있어, 어떤 화물에 어떤 차량이 맞는지 알고리즘이 학습하고 추천합니다.

여기에 시간대별 지역 통제, 명절 수요 급증, 날씨 변수 등 다양한 외부 요인도 반영됩니다. 단순 매칭이 아니라 물류의 특성과 지역성을 고려한 정교한 시스템이라 자부합니다. 앞으로는 기사 도착 예측과 지연 리스크 경고까지도 AI로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염상준 센디 대표

송 팀장은 기사 맞춤형 운송건(오더)을 매칭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기사마다 선호하는 오더가 다르기 때문이다.

센디는 자사 플랫폼 내에서 해당 기사가 주로 운송한 품목, 개인 용달 혹은 기업 운송, 산업 등을 운행 내역과 상하치 등을 통해 파악하고, 이렇게 개인화된 정보는 기사들의 특성에 맞는 오더를 추천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기사님들도 원하는 가격에 오더를 수행하기를 바랍니다. 기사님들마다 선호하는 오더가 있습니다. 먼저 일회성으로 큰 금액보다는 지속적으로 여러 개를 할 수 있는 오더를 선호하고요.

또 다른 기사님은 깔끔하게 파렛트만 선호하고, 어떤 기사님들은 비용이 더 붙고 경험 있는 상하차 조건이 있는 오더도 가능하다고 하세요.

예를 들어 쿠팡 납품인데 모자와 조끼를 입어야 한다고 하면 긴급 배차를 할 때 반영이 안되기도 하거든요. 이런 부분까지 다 반영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이기도 해요.

송용호 센디 팀장

송 팀장은 이처럼 현장의 맥락을 차근차근 학습해 서비스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센디가 사업을 접은 타 대기업과는 다른 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센디의 또 다른 장점으로 현장과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센디는 CS 또한 차주와 화주 단을 별도로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센디는 전국 단위 소형 화물 운송 시장, 특히 수도권 중심의 B2B 반복 운송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 B2B 반복 운송 수요란 매일 혹은 반복되는 일정 하에 같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 일로, 센디는 해당 사업을 2년 정도 운영했다. 현재 제조사, 유통사, 렌탈업체 등 매일 수십~수백 건의 운송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고객군이 타깃이다.

센디가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은 ‘고객의 비즈니스 라이프 사티을 최적화’다. 예를 들어 화주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로는 자동화 기능을 통해 2회차부터는 클릭 몇 번으로 완료할 수 있게 지원한다. 송 팀장은 “현재 단계에서는 API로 연동해 상호간 물량을 잘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일반적인 화물운송 시장과 동일하게 B2B 기반 거래를 중점으로 하며, 화주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배차가 마무리가 되었을 때 수수료가 발생하는 성과 기반 모델이다. 기존 화물 중개 시장에서는 매월 돈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센디는 회사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물류, IT, 영업, 운영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재 전사 인력 50여명 중 40% 가량이 개발자다.

특히 현장과 IT시스템이 맞물리고 있다고 염 대표는 강조했다. 막상 IT 플랫폼을 만들어두어도, 물류 현장의 특수성과 다양한 예외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운영팀과 배갈팀이 밀착해 문제를 정의하고 설계하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CTO는 제 후배이자 AI 전문가로, 센디의 알고리즘과 시스템 전반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의 강점은 단순히 코드를 짜는 기술력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기술로 풀어내는 실행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술로 접근하지만, 현장의 특수성과 수많은 예외 상황 앞에선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오퍼팀과 개발팀이 밀착해 문제를 정의하고 설계하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습니다. 이 덕분에 빠르게 회전하고, 실패도 효율적으로 축적됩니다.

염상준 센디 대표

센디에는 아직 상당한 과제가 남아있다. 2027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2025년 하반기에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하고, 2026년엔 제조/유통/농산물/수출입 물류의 확장과 추가 BM 고도화 할 계획입니다.

2027년에는 TMS, SaaS 완성, 네트워크 기반 추가 BM 확장과 더불어 IPO를 추진하고, 이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단순한 화물 배차가 아닌, 화주에겐 AI agent, 차주에게는 Super-App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창고관리(WMS), 운송(TMS), 정산, 보험, 금융 등 물류 전반을 통합하는 LaaS(Logistics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합니다. 센디는 ‘모든 운송의 디지털화’라는 비전을 향해 계속 달려가겠습니다.

염상준 센디 대표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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