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윤태호, 오늘은 제환유··· 내일을 그리는 두산, 시리즈 스윕보다 더 큰 소득

2025-08-17

두산이 17일 잠실 KIA전 승리로 시리즈 스윕을 따내며 4연승을 달렸다. KIA 제임스 네일의 위력투에 7회까지 꽁꽁 묶였던 두산은 8회 대거 4득점 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생애 첫 1군 선발 등판한 제환유(25)가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위한 토대를 닦았다. 선발 매치업만 보면 외국인 에이스 네일에게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었지만 제환유는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1회 볼넷 3개를 내주고 실점했지만, 이후 기력을 회복했다. 경기 전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이 “네일하고는 우리 타자들이 싸울 테니, 제환유는 네일이 아니라 KIA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던 기대에 제대로 화답했다.

경기 후 제환유는 구단을 통해 “대체선발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지난 주말부터 들었다. 그래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다”며 “누구한테나 오는 기회가 아니다. 제대로 잡아보겠다고 다짐하며 하루하루 운동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환유는 “1회 너무 흔들렸는데 감독님께서 ‘쫄지 말아라. 네가 잘 던지는 투수라 지금 마운드에서 던지는 거다’라고 해주셔서 기죽지 않고 던졌다”면서 “만원 관중의 함성은 처음 들어본다. 정말 짜릿했고, 그 함성을 더 자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KIA 3연전을 통해 두산은 가능성 있는 마운드 새 얼굴을 2명이나 확인했다. 17일 제환유에 16일 윤태호(22)도 돋보였다. 윤태호는 16일 선발 최승용이 손톱이 깨지는 부상으로 2이닝 만에 내려갔지만,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깜짝 활약을 했다. 제환유가 첫 1군 선발 등판이었다면, 윤태호는 1군 등판 자체가 처음이었다. 조 대행은 “지난해 교육리그 때 임팩트가 지금도 머릿 속에 생생하다”며 “불편한 상황에 등판을 시켰는데 정말 아름다운 피칭을 해줬다”며 윤태호를 크게 칭찬했다.

여기에 이번 시즌 두산 최고 히트작 최민석(19)이 있다. 2025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신인이다. 선발 10차례 포함 12차례 등판해 56.2이닝 동안 평균자책 2.86에 3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신인왕 대결은 진작 KT 안현민 독주 체제가 굳어졌고, LG 송승기가 대항마 정도로 거론되지만 ‘순수 신인’으로 한정하면 최민석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 전체 1순위 키움 정현우과 함께 ‘유이’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는 것만 해도 평가를 받을만 한데, 평균자책 등 기록까지 빼어나다.

두산은 후반기 바짝 기세를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5강 가능성은 많이 낮다. 시즌 31경기가 남았는데 5위 팀(KIA·KT·NC)들과 5경기 차가 난다.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지만, 신예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건 큰 소득이다. 최근 유망주 발굴이 뜸했던 야수 쪽에서도 오명진, 박준순 등 신예들이 주전급으로 자리잡고 활약 중이다.

조 대행은 이날 경기 전 “가을 야구를 완전히 포기한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저희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경기를 하자는 모토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남은 경기 100%로 임하면서 후회없이 치르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내년 이후를 다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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