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규의 헬로BOT] K-물류 지형에 상륙한 엑소텍 “기존 풀필먼트 통념 깨는 유연 자동화 온다”

2025-12-01

지금 국내 물류 시장은 높은 수준의 인프라와 역동적인 리테일·이커머스 산업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로봇 기반 물류 자동화 시스템(ASRS)이 뜨거운 감자가 된 지 5년이 채 안 된 ‘파이어니어링(Pioneering)’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각 현장에서는 여전히 수작업과 낮은 공간 효율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업계는 물류창고 자동화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양상이다. 이들 기업은 로봇 기술을 통해 물류 공간을 평면이 아닌 3차원(3D)으로 재정의한다. 또한 기존에 고질적인 병목 현상과 높은 운영 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프랑스 소재 창고 자동화 솔루션 업체 엑소텍의 류 타테와키(Ryu Tatewaki)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미국·유럽 등에서는 자동화 전환이 많이 이뤄져 이미 상용화 단계”라며 타 지역과 한국 시장과의 자동화 수준 격차를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기존 대비 자동화 설비가 많은 현장에 도입됐지만, 로봇 기반의 자동화 기술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현시점이 중요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하며, "로봇 자동화 도입 현장을 경험하며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며 레퍼런스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오지석 엑소텍코리아 부사장은 “지난 2023년 한국에 본격 진출한 이후, 국내에서 도입 사례를 현실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우리 기술이 적용된 실제 현장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소텍코리아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지사다. 오지석 부사장은 한국에서의 성공 사례가 곧 시장 전체의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회사는 이러한 시장 전환기에 높은 공간 효율과 유연성을 갖춘 로봇 기반 물류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활용해 국내 이커머스·3자물류(3PL)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기존 저밀도 구조 타파하는 ‘수직 적층’ 혁신

한국 물류 시장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높은 인건비와 좁은 현장 공간이다. 업계는 특히 평당으로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환경에서 창고의 수직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 낭비로 이어진다고 토로한다.

이에 엑소텍 모바일 자동 저장 및 인출 시스템(ASRS) ‘스카이팟(Skypod)’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탄생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타사 솔루션 대비 높은 선반(Rack) 설계가 특징이다. 최대 14m 높이까지 쌓아 올려 통상 약 만 개의 상자(Bin)가 들어가는 공간을 확보한다.

류 타테와키 대표는 “공간은 한정돼 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고효율·고밀도의 공간과 처리 역량이 이 솔루션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창고의 수평 면적을 넓히지 않고도 저장 밀도와 처리량을 제고해, 물류 자동화의 가장 큰 목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엑소텍은 시스템당 600건의 주문과 600개의 빈 처리의 실제 성능 수치를 가지고 있다. 류 대표는 “프로젝트별로 다르지만, 많은 인원이 수작업을 의존하는 곳일수록 투자수익률(ROI)은 높아질 것”이라며, 인건비·공간 등이 차지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자동화 설비가 크면 클수록 효과가 높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엑소텍은 스카이팟의 ‘심플함’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각각의 자율주행로봇(AMR)이 운반 상자(Tote Box)를 들고 선반을 올라가는 방식으로, 대상물을 입출고하는 모든 작업을 ASRS 메커니즘으로 채택했다. 이는 로봇이 물류를 이송할 때 발생하는 로봇 간 접점이 없기 때문에, 작업 시 병목 현상을 줄이고 유지보수 용이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오지석 부사장은 로봇 자체의 성능도 강조했다. 초당 4m의 속도로 움직이는 시스템 속 로봇은 4륜 구동을 통해 정면·측면 이동이 모두 가능하다. 그는 “5분 충전으로 1시간 활용이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 기술을 탑재했고, 이 과정에서 시스템에 적용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지속 고도화해 시스템 자체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어 류 대표는 “물류 시스템이 복잡하면 운영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공수가 많이 들고, 결과적으로 각종 자원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간다”며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사 솔루션은 운용·관리 과정에서 시스템이 단순해야 한다는 철학이 고스란히 이식된 현장 맞춤형 솔루션”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핵심은 ‘지능형’ 운영 인프라...“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로 보장하는 ‘99%’ 최적화”

오지석 부사장은 자사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스템의 두뇌이자 창고 운영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역량도 있다는 강조점이다. 사측의 또 다른 기술 방점인 딥스카이(Deepsky)는 창고실행시스템(WES)이다. 기존 현장의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연동돼 로봇·워크스테이션과 실시간으로 통합 제어(Ochestration)한다. 이후 모니터링까지 전천후 창고 제어·관리 솔루션을 구현한다.

류 타테와키 대표는 “이 같은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내외부 하드웨어와의 통합 호환 이슈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성능·안정성 측면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범용 소프트웨어는 엑소텍 장비가 아니더라도 타 장비 기반에도 연동 가능하고, 다른 시스템을 통합해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운영했을 때의 이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러한 시스템적 특징은 정량적 성과로 이어졌다. 엑소텍은 그동안 전 세계 각지에서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그 중 60%가 재주문 고객이다. 류 대표는 “신기술 도입 후 그 제품을 다시 활용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효용성과 가치가 크다는 방증”이라며 “이 가운데 시스템 안정성 부문은 99%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시장에서도 높은 성능·신뢰성을 인정받은 점을 내세웠다.

또한 엑소텍 시스템은 다운타임(Downtime)을 최소화한다는 기존 시스템 확장 전략을 취한다. 시스템이 구획화된 모듈형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기존 자사 인프라에 추가로 랙·로봇·스테이션·서버·소프트웨어 등을 추가할 때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엑소텍은 이에 대해, 비운영시간(Off-hours)에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채택해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지석 부사장은 "운영 구획 밖에서 설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프라 프로세스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며, 특히 로봇 추가에는 불과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엑소텍은 다양한 디지털 기반 기술로 인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도 정보 관리체계에 대한 검증을 완료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정보보안관리시스템(ISMS) 국제 표준 ISO/IEC 27001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는 사용자 네트워크와 스카이팟 네트워크를 분리한 구조로 운영하며,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시스템 내부에서만 활용되고 외부 전송은 제한되는 설계를 적용했다.

오 부사장은 “유럽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규제가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보안 아키텍처를 채택했다”며 “사용자와 로봇 네트워크를 분리하고, 현장 내 로컬 구성요소를 포함한 방식으로 유럽 시장의 온프레미스(On-premiss) 선호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물류 환경 맞춤형 ‘현지화 승부수’...아시아·태평양 지역 1등 시장으로 정조준

엑소텍은 물류 자동화의 미래를 ‘작업자 대체’가 아닌 ‘인간과 시스템의 협업’에서 찾는다. 류 대표는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 분야에서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인간이 못하거나 수행하기 힘든 작업은 로봇이 하고, 인간은 프로젝트 기획, 시스템 관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자사 비전”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 솔루션이 3PL·리테일·이커머스 등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군에서 운영 비용과 노동 시간을 줄여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지석 부사장은 “작업자와의 협업 시 안전은 사용자가 라이트 커튼(Light Curtain)을 지나면 시스템이 멈추는 안전 장치와 추가적인 센서를 탑재해 보장된다”고 강조하며 현장 안전 확보 방안 또한 언급했다.

다른 한편, 엑소텍의 한국 시장 전략 핵심은 ‘현지화(Localizing)’와 ‘성장 모멘텀 확보’다. 류 대표가 말한 첫 번째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한국 지사와 일본 지사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이 배경으로 한국 시장 내 이커머스 비중이 일본 대비 월등히 높고, 역동적인 물류 시장 분위기와 빠른 의사 결정을 꼽았다.

엑소텍은 한국에서 성장할 기회가 클 것으로 보고, 일본에서의 성공이 국내에서도 재현되리라 자신했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국내 고객의 유지보수 공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이는 엑소텍이 갖춘 현지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오지석 부사장은 “한국 시장은 프로젝트 공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현장 규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작기 때문에 이에 맞춘 비즈니스 현지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 또한 “고객마다 요구사항과 창고 형태가 다르니 맞춤화(Customized)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향후 별도의 소통 체계를 구축해 고객 지원 정책을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류 타테와키 대표는 한국을 기술 친화적이며 변화 수용 속도가 빠른 ‘자동화 테스트베드’에 최적화된 지역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덧붙여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물류 안전 규제 강화, 소비자들의 높은 배송 서비스 기대 수준 등 한국 풀필먼트 시장이 직면한 복잡한 도전 과제에 자사 솔루션이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유연성·확장성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기술을 지속 업데이트해 한국 시장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엑소텍은 이러한 비전을 반영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 부문에 투자하는 중이다. 또한 지속가능성(Sustainbility)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모든 견적에 탄소 소비량을 명시해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여하고, 빈 설계 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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