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패키징, 인천 송도 앰코 팹에서 한다

2025-12-01

인텔이 인천 송도에 위치한 앰코 공장(팹)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징을 추진한다. AI 패키징은 인텔이 그동안 자체 팹에서만 진행해 온 기술로, 외부에 맡기는 것은 처음이다. 인텔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전략 기지로 우리나라 팹을 선택한 점이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첨단 패키징 기술인 'EMIB' 공정을 앰코 송도 K5 공장에 구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인텔과 앰코는 EMIB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실제 협력이 이뤄지는 팹으로 송도 K5를 낙점한 것이다.

EMIB는 서로 다른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2.5D 패키징 기술이다. AI 가속기를 예로 들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운데 두고 주변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신호가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이라는 경로를 통해 오가 이같이 부른다.

현재 실리콘 인터포저로도 경로가 구현된다. 엔비디아 AI 가속기가 대표적이다. 단, 실리콘 인터포저는 가격이 비싸다. EMIB은 반도체 기판에 내장된 실리콘 브릿지를 이용, 실리콘 인터포저 대비 가격과 생산성이 우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밀한 2.5D 패키징 구현도 강점이다.

인텔은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때 미국·말레이시아 등에 위치한 자체 팹에서 EMIB 패키징을 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 변화를 줬다. 이유는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망 확대를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자체 칩뿐 아니라 인텔이 수주한 파운드리 물량도 송도에서 패키징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텔이 앰코의 송도 팹을 택한 점이 주목된다. 앰코는 미국과 한국 외 싱가포르에도 패키징 팹을 두고 있는 회사다.

그럼에도 송도 K5를 고른 건 엔비디아·애플 등 북미 빅테크 기업 반도체를 패키징할 정도로 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고, 소재·부품·장비나 인력 등 패키징에 필요한 인프라들이 우수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도 내 경제적·산업적 효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위상 제고가 기대된다.

인텔은 내년에 차세대 EMIB 기술인 'EMIB-T'를 양산할 계획이다. 브릿지에 실리콘관통전극(TSV)를 더한 차세대 기술이다. 수직으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경로(TSV)를 확보, 완제품의 속도와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인텔의 AI 반도체 승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앰코와 전반적인 EMIB 협력에 나서기로 한 만큼 EMIB-T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텔과 앰코 간 협력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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