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이후 정부가 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이른바 '국가자본주의' 방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은 정부의 개입이 상수가 된 환경에서 경영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의 국가 자본주의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진단했다.
WSJ은 엔비디아가 최근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 칩을 파는 허가를 받는 대가로 판매 수익의 25%를 미 연방정부에 지급하는 조건에 합의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는 과거에는 없던 방식으로, 정부가 기업의 시장 접근을 허가하는 대신 지분이나 수익 일부를 요구하는 사례로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나타난 이러한 방식이 '정부가 기업을 직접 소유하지는 않지만, 강력한 정책·규제 권한을 활용해 기업의 전략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자본주의의 한 형태'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협조하는 기업들은 대중(對中) 수출 허용, 관세 부담 완화, 규제 강도, 인수합병 승인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국가자본주의가 국가 이익뿐 아니라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와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그는 최근 WSJ 인터뷰에서 "정부가 기업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미국적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매우 미국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접근이 국내 경쟁보다 중국 등 해외 경쟁자와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있다.
WSJ는 많은 기업 경영진이 사적으로는 정부의 이사회 개입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공개적인 반대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 기업 친화적 인사 기용, 인수합병 승인 확대, 감세 정책 등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충돌보다는 협력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은 AI 경쟁이 미국의 경제 성장과 대중 전략 우위에 핵심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에 공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와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와 함께 산업의 '후원자'이자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에 지분 확보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엔비디아도 인텔에 투자하면서 경쟁사·협력사·정부 간 경계가 흐려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문은 이러한 흐름이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경쟁과 혁신을 저해할 위험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직 법무부 반독점국 관계자는 신문에 AI 산업 내 교차 투자와 협력이 "형식상 인수는 아니지만, 구조적으로는 신탁(trust)에 가까워 보일 수 있다"며 반독점 당국의 감시 필요성을 언급했다.
WSJ은 주요 기업들은 국가가 개입하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국가자본주의가 미국식 자본주의의 새로운 특징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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