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을 초래한 가운데, 인도를 찾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인도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이면서 수십 개 국가들이 인도와의 무역 및 투자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다고 힌두스탄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달에만 스웨덴·노르웨이·벨기에·쿠바·칠레·말레이시아·헝가리·이집트·과테말라 등 12개 국가와 온오프라인으로 접촉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오만·페루·스리랑카 등과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외에 다른 국가들과도 무역 관계 강화를 위해 협력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인도가 가장 최근 접촉한 국가는 쿠바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지난 21일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스 디아즈 쿠바 부총리와 만난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생명공학 및 제약 등 분야의 잠재적인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며 "또한 인도-쿠바 무역 및 투자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상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고얄 장관은 앞서 17일 뉴델리에서 하산 엘 카티브 이집트 투자통상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8일에는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회동한 뒤 도미니크 하슬러 리히텐슈타인 외무장관과 만났고, 이후 토드 맥클레이 뉴질랜드 통상장관과 피터 시아르토 헝가리 외교부 장관과도 회담했다.
같은 날 지틴 프라사다 인도 상공부 차관은 리우친 통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차관과 만나 양국의 반도체 및 서비스 분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으로 이어지는 장기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인도와의 긴밀한 양자 관계 구축을 원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여러 국가와의 경제 관계 강화는) 인도의 무역 바구니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수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 등 주요 경제권과의 FTA 협상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2일부터 부과할 상호 관세 범위를 이른바 '더티 15(Dirty 15)' 국가로 좁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인도 또한 한국 등과 해당 리스트에 포함됐으며 표적이 된 국가들에 상당히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상호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인도 정부가 위스키와 고급 오토바이에 이어 자동차 등의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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