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양식 김 상용화 ‘성큼’…공급·가격 안정 이끌까

2024-07-02

공급 부족에 김 물가 17.8% 상승 6년4개월래 최고

올 여름 라니냐 발생 확률 70% 김 가격 더 오를 듯

육상 양식 김 내년 상용화 시 수출 수요 맞출 수도

최근 공급 부족 현상으로 김 가격 급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 육상 양식’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김 생산량 급감 현상은 엘리뇨, 라니냐 등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의 수온 상승 때문인데 육상 양식은 이 같은 기후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해당 기술이 내년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올해 말까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 가격도 점차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는 중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이미 두 배 오른 김 가격은 올해 말까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가격 상승은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김 생산량은 50만8782톤으로 지난해의 53만톤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량은 수출 확대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김 소비는 내수가 55%, 수출이 45%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수출이 53%로 처음으로 내수를 앞질렀다. 2022년에는 수출이 56%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68%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김 재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김 재고량은 4만9000속(1속은 마른김 100장)으로 재고율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6만4000속보다 23%나 줄어든 양이다.

공급부족은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가공 전 물김 가격은 폭등했다. 올해 물김 1㎏의 가격은 1950원으로 지난해 1140원보다 810원(71.5%)이나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김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8% 상승해 2018년 1월(19.3%) 이후 6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른김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인 맛김의 물가상승폭도 키웠다.

같은 기간 맛김 물가는 8.1% 올라 2022년 11월(8.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기후 요건이 맞춰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김 양식 면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수요를 맞추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예고됐다. 올해 여름부터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70%로 예상하고 있다.

라니냐는 서태평양 수온 상승과 강력한 태풍 발생 가능성을 높여 해상양식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김 육상 양식을 추진 중인 식품기업 풀무원이 내년부터 해당 기술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풀무원은 ‘육상 양식 김’ 상용화 목표를 내년으로 잡았다.

풀무원은 지난 3월 ‘김류 육상수조식해수양식업’ 허가를 취득하고 현재 월 10㎏ 이상의 육상 양식 김을 생산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제품화에도 성공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비건 식당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향후 2년 내에는 어민들에게 보급형 김 육상 양식 모델을 제공하고 생산된 김을 조미김, 스낵 등으로 가공해 판매할 계획도 세웠다.

육상 양식 김이 상용화 할 경우 현재 치솟는 김 가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김 생산량 급감은 고수온 현상으로 김의 생장과 면역력을 약화시켜 질병과 해충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바이오리엑터를 이용한 육상 양식은 갯병 감염을 방지하고 중금속 오염 없이 안전한 김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2021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년 만에 1톤 크기의 수조에서 김 양식에 성공했다”며 “(육상 양식 김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해상 양식 대비 100배 높고 해상 양식과 달리 연중 생산이 가능해 사계절 내내 김을 재배할 수 있어 효율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풀무원의 기존 해상 양식 김 생산능력은 연간 약 6000톤으로 추정되며 매출액은 약 400~5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육상 양식 김 생산량은 미미하지만 급증하는 수요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높은 효율성과 생산량을 감안할 때 향후 김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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