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어머니들에 90도 고개숙인 李대통령 "공정한 나라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창립 40주년을 맞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소속원들과 만나 “앞으로 더 나은, 행복하고 제대로 된 민주적인 나라, 인권 침해가 없는 자유롭고 투명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헌신적인 투쟁에 감사하다며 90도 고개 숙여 인사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용산 대통령실 누리홀에서 민가협 소속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가협에서는 조순덕 상임의장을 비롯한 어머니들이, 대통령실에서는 전성환 경청통합수석과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민가협은 1970~1980년대 민청학련·재일교포 간첩단·미국 문화원 방화 사건 등에 연루된 관계자 가족들이 모여 1985년 만든 단체다. 과거 ‘구속자 가족협의회’를 모태로 명칭을 바꿔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다음 달 12일이 창립 40주년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이 참으로 오랜 기간 동안 독재 속에서 국민들이 인권 침해당하고 구속되고 죽고 장애를 입기도 하고 정말 큰 고통을 겪었다”며 “언제나 그 고통스러운 투쟁 현장에 어머님들이 가장 먼저 달려와 주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바라보는 민주적인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여기 계신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치열한 투쟁 덕분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가 발전의 여러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중에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희망 있는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국가 발전의 가장 큰 토대는 그 구성원 모두가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또 이 나라가 어떻게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니들이 더이상 현장에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또 가족들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서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일생을 바쳐서 길거리에서 싸워야 되는 그런 상황이 다시는,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민가협 어머님들의 정말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 고통스러운 삶의 역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답사에 나선 조 상임의장은 “대통령께서 어려운 시절도 겪으셨는데, 꾸준히 잘해주시니 고맙다”고 답례하며 민주화운동 기록 정리 작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