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관리인 "유일한 회생 수단 M&A뿐…인수 의향서도 받아"
10% 안팎의 최저 수수료로 이커머스 시장 입지 높일 것
판매자·소비자 피해자들 모두 "구영배 등 간섭 없을 시 협조할 것"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가 기업회생을 이어갈 것인가 청산할 것인가 결론을 열흘가량 앞두고 영업 재개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최저수수료율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고 판매자와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 골자다.
계속기업가치가 없는 티메프로서는 M&A만이 피해자 피해복구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며, 이 과정에서 2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도 전했다.
◆ '최저 수수료' 영업 재개→PG·카드사 협조→기업가치 상승→M&A
4일 강남구 압구정로 티몬 본사에서 열린 이 자리에는 발표를 맡은 조인철 티메프 총괄 법정관리인은 이날 티메프가 살아남아 채무 변제를 할 수 있는 경우는 M&A를 성공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M&A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업 재개에 성공해야 한다. 정상적인 영업 재개를 위해서는 PG사와 카드사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PG사와 카드사들 또한 티메프 사태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기에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다만 이들을 설득해 영업 재개에 성공했을 때 빠른 시일 내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선 티메프 측에서도 준비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조 관리인은 이날 최저 수수료를 통해 다시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조 관리인은 티메프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가격'을 꼽았다. 일반 소비자들도 저렴하다면 티메프에서 구매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그는 "원하는 물건이 다른 곳보다 싸면 안 살 이유가 없다"며 "가격을 낮추려면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을 가져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경우 플랫폼 사가 가져갈 수 있는 중간 마진은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티메프 측에서 제시한 수수료율은 평균 10% 정도인데 조 관리인은 이 정도 수준이 현 이커머스 업계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저수준이라고 자신했다. 6개월간의 적자를 버틴다면 이후에는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조 관리인 측의 계산이다. 판매자들을 위해 정산 기간도 최대 10일로 단축했다.
조 관리인은 이날 M&A 관련, LOI(Letter of Intent,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두 곳 정도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인수의향서는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게 아니라 관심 정도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인수 의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조 관리인은 회생절차에 의한 M&A의 경우 ▲우발채무 단절 ▲이월결손금 존재 ▲재무 건전성 확보 가능 ▲전략적 인수 기회 등의 이점이 있다고 강조하며 거듭 "M&A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 판매자·피해자 모두 "피해회복 최우선…협조할 것"
이 자리에는 판매자 대표인 검은우산비대위원회 신정권 위원장, 소비자 대표인 주정연 대표도 참석했다. 신정권 위원장은 "정상화를 위해 판매 재개에 협조하겠다"고 밝혔고, 주정연 대표 또한 "구영배와 류광진, 류화현이 없을 경우 다른 곳이 아닌 티메프에서 구매해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티메프 측 영업 재개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선 PG사, 카드사들 외에 판매자와 소비자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신정권 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판매자들이 이 자리에 나와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면서도 "저희에게 그런 피해를 입힌 사람(구영배·류광진·류화현)이 없는 회사, 그 회사가 다시 재개된다면 유일하게 (피해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확률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모인 피해 판매자는 티메프 사이트가 재오픈을 할 경우, 입점 및 상품 판매를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주정연 소비자대표 또한 "지금 여론만 봐선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그 누구도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이는 티메프의 문제가 아니라 구영배·류광진·류화현에 대한 신뢰와 도덕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배제한다면 소비자들은 티메프 판매자들과 같은 피해자 입장으로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구매하지 않고 티메프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관리인은 이날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및 류광진, 류화현 대표와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배주주인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의 부당하고 부적절한 티메프에 대한 경영간섭, 그로 인해 두 회사 대표이사가 정도경영을 하지 못한 결과로 수도 없이 많은 구매자, 판매자 피해자들을 양산했고 대규모 피해금액 초래했다"며 "일부 피해자분들이 여전히 이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오해를 하고 있는데 제3자 관리인이 투입된 즉시 지배주주인 큐텐그룹, 기존 대표이사 두분은 완전히 경영에 배제되고 차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 재개를 해서 나온 이익은 주주가 아닌 채권자의 몫이 될 것"이라며 "빠르게 M&A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