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 전 세계 최초 한국에서만 ‘수선 서비스’ 운영
로레알코리아, 파운데이션·마스카라·섀도 팔레트 등 색조 화장품도 재활용

매년 지구의날 즈음이면 업계마다 ‘지속 가능’을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착한 소비’를 부추긴다. 하지만 더 이상 친환경적이지 않은 에코백과 새 텀블러를 받아들고 ‘예쁜 쓰레기’를 추가했다는 자괴감에 빠진 적이 적지 않았다. 기후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요즘 패션·뷰티업계의 친환경도 ‘지금 당장 가능한’ 생활감 있는 실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40억켤레의 새로운 신발이 출시되고, 3억켤레가 버려진다. BBC에 따르면, 의류와 신발의 재활용 비중은 13.6%로 이 중 신발의 재활용 비율은 단 5%에 불과하다. 특히 운동화는 나일론, 고무, 플라스틱, 섬유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여러 소재로 만들어져 분해가 까다롭고 어려운 탓에 재활용률도 낮다. 버려지는 신발 대부분은 매립, 소각되며 이에 따라 연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3억4000만t에 달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순환경제법’은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폐기물 발생 억제를 목표로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지향한다. 핵심은 제품의 ‘지속 가능한 사용’을 보장하는 것. 제품을 판매한 업체는 소비자에게 수리 서비스와 함께 수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 제조 시 수리의 용이성도 고려해야 한다. 소유자가 제품을 고쳐 쓸 수 있게 하는 ‘수리권’은 유럽에서는 익숙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 물건에 얽힌 소중한 추억을 보존하기 위해 기꺼이 수리, 수선하는 이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모든 제품을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진 신발 브랜드 ‘올버즈’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만 ‘수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선 전문가가 구멍 뚫림과 뒤축 파손, 봉제선 뜯어짐 등을 손보는 이 서비스는 구입 후 6개월 이내 제품에 한해 무료로 이뤄진다.
올버즈 관계자는 “제품 생산 전부터 수선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어 과소비와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업체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 경영이며 “고객이 상품 안에 깃든 세월과 소중한 추억까지 함께 간직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손상이라도 복구해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서비스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 수선은 한국 올버즈 매장과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경우 가능하다.


유리병이나 PET 등 화장품 공병 재활용에는 이제 익숙해진 소비자가 많다. 그런데 각양각색의 색조 화장품이라면 좀 애매해진다. 서울시가 배포한 화장품 분리배출 가이드는 “틴트,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펜슬 등 색조 화장품의 경우 구성된 소재가 다양한 탓에 재활용이 어렵다”며 ‘일반쓰레기 배출’을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 용기도 쓰임이 있다. 로레알코리아는 키엘, 비오템 등 로레알 럭스 사업부 7개 브랜드에서 화장품 공병 수거 및 재활용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로레알코리아 담당자는 “파운데이션 및 마스카라, 섀도 팔레트 같은 색조 화장품 수거도 포함된다”면서 “수거된 화장품 공병은 재질별로 선별되며 PP, PET, 알루미늄, 유리 등 각 재질은 다시 자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테라사이클의 국내 재활용 협력사를 통해 원료화(분쇄-세척-원료화) 공정을 거친다”고 전했다.
로레알코리아의 수거량은 총 5만634㎏(2020년 1월부터 2025년 3월 기준)으로 월평균 수거량은 약 1t에 달한다. 2021년 키엘 공병을 재활용한 재생원료로 스툴을 제작해 어린이병원에 제공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공병을 활용한 벤치를 제작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기부했다. 2022년 공병을 인테리어 자재로 활용한 자원 순환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으나, “요즘은 고객이 더 적극적으로 공병 수거에 참여할 정도로 호의적”이라는 게 매장 관계자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