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친환경 마케팅이 소비자 혼란 부추겨?

2025-04-25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영국 본머스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는 마케팅 문구에 현혹돼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을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는 이른바 ‘위시사이클링(wishcycling)’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약 튜브, 뽁뽁이, 혹은 ‘친환경’이라는 라벨이 붙은 플라스틱 장난감 등 실제로는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들이 잘못 배출되며 재활용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영국 전역 102개 도시의 소비자 537명을 대상으로, 그린워싱(허위 친환경 주장)된 제품 마케팅이 위시사이클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과장되거나 모호한 친환경 주장은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비효율적인 재활용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친환경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일수록 이러한 마케팅을 쉽게 신뢰하고, 기업이 내세우는 '지구 친화적' 표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 잎, 친환경 배너 등의 시각적 요소만으로도 제품 전반이 환경에 이롭다고 착각하는 ‘환경 후광 효과’가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그리고 해당 기업이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여길수록 친환경 마케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향도 함께 드러났다. 이 같은 착시 효과는 결국 위시사이클링 행동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에 따르면 특히 MZ세대는 환경적 가치에 공감하는 정도는 높지만, 실질적으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물건을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는 단순히 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기업과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단순히 재활용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더 나은 포장 디자인과 기업의 책임 있는 제작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명확하고 표준화된 라벨링, 단일 재질 포장,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의 도입 등 구조적 접근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 11일, 포장재의 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새로운 포장 및 포장 폐기물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순환 경제 전환을 가속화하고,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규제의 일환이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환경 의식은 중요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기업과 정책 차원의 혁신에서 비롯돼야 한다”며 “순환 경제라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통해 현재의 소비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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