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억양에 따라 변하는 의미

2025-03-07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영어를 쓸 때 사람들은 단순히 어휘의 뜻으로만 소통하지 않는다. 말할 때 억양을 통해서도 의미를 전달하는데, 이에 따라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억양으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뜻이 될 수 있다. 특히 영국 사람과 영어로 대화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영국식 유머에는 풍자나 어느 정도의 빈정거리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hat’s interesting.(그거 흥미롭네)”이라는 표현을 살펴보자. 언뜻 듣기에는 칭찬처럼 들리고, 당신과의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이 문장을 밝은 톤으로, 끝을 올려서 “That’s interesting!(진짜 흥미롭네!)”이라고 말하면 정말 관심이 있고 그 내용이 흥미롭다는 뜻이다. 반면, 톤을 평평하게 하고 말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면 전혀 다른 뜻이 된다. “That’s… interesting.(음 그렇구나…)”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실 별로 관심이 없지만 그냥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빈정거림이 포함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단어를 길게 늘이고, 살짝 의심스러운 톤을 더하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은근히 비꼬는 말이 된다. 즉, “That’s interesting.”이라고 같은 말을 해도 실제로는 “That’s actually not interesting at all.(그거 사실은 하나도 흥미롭지 않은데)”이라는 뜻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Good for you.(잘됐네)”와 같은 표현도 억양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겉으로 보면 긍정적인 말이지만, 톤을 평평하게 하거나 과장해서 말하면 약간 비꼬는 뉘앙스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나 다이어트 시작했는데 몸이 진짜 좋아졌어! (I just started a new diet and feel amazing!)”라고 했을 때 누군가 “Oh, good for you.(오, 잘됐네)”라고 하면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충 축하해주며 속으로는 상대방이 또 자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It’s fine.(괜찮아)”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중립적인 톤으로 말하면 진짜 괜찮다는 뜻이지만, 짧고 낮은 톤으로 “It’s fine.”이라고 하면 사실 전혀 괜찮지 않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이런 억양의 변화는 헷갈릴 수 있지만, 원어민이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뜻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므로 누군가 “That’s interesting.”이라고 말하면 잘 들어보는 것이 좋다. 진짜로 당신의 말에 흥미를 느끼는 걸까, 아니면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일까?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