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플러그, 국산 4만원...중국 직구 4000원
A씨, 국내에 직접 서버 두고 운용...KC인증은 기본
"저가 중국산 공세...국내 IoT 시장 특색·생태계 염려"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LG전자는 이동형 AI홈 허브를 필두로 대형 가전사도 스마트홈(가전기기의 무선통신을 활용한 원격제어·자동화)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이에 홈 IoT용 소규모 전자기기 시장이 국내에 새롭게 열리는 듯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어둡다.
중국산 소형 IoT 기기는 10배가 넘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 파고들었다.
언뜻 보기엔 같은 기능을 하는 스마트플러그(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는 플러그)만 봐도 국산은 5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는 것에 반해 중국산 제품은 직구로 구매할 경우 4000원대다. 중국 플랫폼들이 입지를 넓히기 위해 무료배송 정책을 쓰면서 배송비 장벽도 없다.
스마트홈 구축에 쓰이는 IoT(사물인터넷)용 소형 전자기기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A사의 제품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추천될 정도로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발 및 제조 방식으로는 중국산 제품들의 압도적인 가격 겅쟁력을 이기기 힘들다고 대표 B씨는 말했다.
B씨는 국내에 공장을 두고 모든 제품의 설계와 제조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하고 있다.
그만큼 보안과 기기 안정성이 보장되지만 가격 경쟁력 면에서 중국 제품에 밀리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당연히 KC인증, 전자파 인증을 받는다. 중국 직구 제품은 그런 것 없지 않나. 게다가 IoT 기기는 서버가 필요한데, 우리는 서버도 직접 구매해서 운영한다. 중국 서버를 사용하는 것과 보안의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가 중국산 직구 제품의 KC인증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번복하면서 B씨도 품었던 기대를 접었다.
그는 "물론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존중한다"면서도 "솔직히 중국산 직구 제품의 KC인증 규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조금 희망을 품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B씨는 그래도 관련 사업을 이미 하던 중이어서 IoT 제품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다른 주력 사업분야가 있었고, 그것이 홈 IoT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홈 IoT 제품만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뭘 하든 투자가 필요한데, 과연 이 투자로 얼마나 수익이 날까는 염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거형태가 아파트 위주고, 이로 인해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IoT 문화가 퍼진 것이 IoT 기기 제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배경이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B씨는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많다보니 애초에 대형 건설사 위주로 스마트홈 기술이 퍼졌다. 건설사가 유선기반으로 여러 기기를 월패드에 통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스마트홈 문화가 퍼지다 보니 우리나라의 관련 제조 기업들이 특색 있는 제품을 내놓기 어렵게 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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