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 지 모른다…극우발 사법 테러에 곳곳이 초긴장

2025-01-20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20일 헌법재판소·국가인권위원회·서울구치소 등에 몰려가고, 온라인에 ‘테러 예고’ 글을 잇달아 올라오면서 하루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표적이 된 기관들은 일정을 취소하거나 경비를 강화했고, 경찰은 수사를 확대했다. 서부지법 사태로 고삐가 풀린 난동과 폭력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주요 국면에서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이날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헌재 정문 앞과 도로 건너 맞은편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태극기·성조기를 든 1인 시위자, 탄핵반대범국민연합 등 1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기동대 버스 10여대를 배치하고 헌재 정문에 질서유지선을 두른채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가 벌어진 전날에도 헌재 앞에 시위대 수백명이 몰려들었고 헌재 담을 넘으려 한 시위자 등 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헌재는 청사 일대 보안을 강화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경찰에 심판정 보안과 외곽 경비 강화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헌재는 심판정에 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며 보안요원을 증원했다. 헌재는 당분간 일과 후에도 비상 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권위에도 불똥이 튀었다. 인권위는 이날 열려던 전원위원회 회의를 취소했다. 인권위가 전원위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극우단체 등이 인권위로 몰려들 태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는 전날 “민주노총 좌파들은 인권위에 쳐들어가서 정당한 회의를 방해하는데 우파 국민들도 함께 가서 싸워야 한다”며 인권위로 모이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권위를 위협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소요 사태를 우려해 전원위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권위 건물 앞에서는 이날 내내 극우 성향 유튜버 등이 방송을 하거나 윤 대통령 지지 단체들이 ‘대통령 인권 보장하라’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인권위가 회의를 연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를 마치고 헌재 앞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이 구금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며칠째 윤 대통령 지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구치소 앞에는 극우 유튜버와 윤 대통령 지지자 등 수십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윤석열 지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 앞 집회에서 “강제로라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모셔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겠다” “경찰들하고 싸우지 말고 국회의사당 가서 민주당 의원들 전부 죽이는 게 낫지 않을까” “내일 만 명씩 모여서 각 타겟(헌재·언론사·국회) 진격” 등의 내용이 담긴 글들이 올라왔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테러 예고 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와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헌재·언론사·국회 등에 테러를 예고한 온라인 게시글의 작성자와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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