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시 불붙은 장갑차 출동 논란...‘복붙’ 행안부가 키웠다

2025-08-19

대통령 국민임명식 이후 ‘장갑차 출동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준 국민대표단 중 2명이 비상계엄 당일 장갑차를 막은 부부로 소개됐는데, 실제 이들이 막은 것은 장갑차가 아닌 소형전술차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행정안전부가 국민임명식 행사를 준비하면서 보도자료에 ‘장갑차’로 써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출동한 장갑차는 없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일부 언론에서 “장갑차 막아선 시민”이라고 소개한 영상에 등장한 차량은 비무장 상태의 소형전술차량(K153)이었다. 또 계엄 날 온라인에 ‘장갑차(K808) 서울진입’이란 사진이 퍼졌는데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 난 바 있다. 사진 속 유리창에 미니스톱 편의점 간판이 비쳤는데 미니스톱은 지난해 3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K808 장갑차는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에 배치돼 있다. 과거 수방사 야간 기동훈련 때 촬영된 게 마치 비상계엄 당일 촬영된 것처럼 둔갑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한 개 분대 8명가량의 병력수송 역할을 맡은 장비를 장갑차(APC·Armored Personnel Carrier)로 분류한다. K808 장갑차 경우 전장이 7.4m, 무게는 20t에 달한다. 반면 K153 소형전술차량은 덩치와 방탄성능을 키운 SUV 차량으로 4명 정도 탑승한다. 미군 ‘험비’가 대표적인 소형전술차량이다. K153의 전장은 4.9m, 무게는 5.7t이다. 또 바리케이드 등 장애물 돌파 능력이 장갑차보다 떨어진다. 군사 전문가인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소형전술차량도 방탄 기능을 갖고 있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장갑차로 불리는 장비와는 거리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광복 80주년과 함께 ‘국민주권 대축제 및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을 준비한 행안부는 13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탄핵 시위 때 장갑차를 막으며 국민주권을 지킨 부부”라는 표현을 썼다. 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줄 국민대표 80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다. 행안부는 참고자료인 ‘국민대표 80인 초청명단’ 속 추천 사유란에도 “계엄 당일 장갑차 막은 부부”로 썼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소형전술차량이 아닌 장갑차로 표현해왔다. “12·3 내란의 밤 때 장갑차를 막아선 시민들”(정청래 대표), “계엄이 터졌을 때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았던 분들”(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이다. 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유세 현장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러분이 행사하는 투표권이 국회에 출동한 장갑차, 그 계엄군이 들고 있던 총알 총보다 더 강하지 않나”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행안부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육군 제23대 항공작전사령관을 지낸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여권에선 ‘내란 프레임’을 이어가려 계속 장갑차란 표현을 쓴다고 해도 정부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까지 장갑차란 표현을 쓰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에서 국민대표단 추천을 받았고 (장갑차 관련 논란 부분은) 미처 체크하지 못했다”며 “어느 부처에서 (장갑차 막은 부부를) 추천했는지는 확인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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