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세라퓨틱스, 상장 1년 만에 유상증자…주주들 반발

2025-09-08

[비즈한국] 엑셀세라퓨틱스가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7월 15일 코스닥에 상장하고서 상장 1년여 만에 주주에게 자금 지원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매출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 이번 유증에 최대주주가 일부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일반 주주의 반발이 거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15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의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 7700원을 초과한 1만 원으로 평가받아 당초 확보 목표 이상인 162억 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했다. 그로부터 1년여 만에 공모자금에 버금가는 자금을 주주에게서 다시 조달하려는 셈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상장을 앞둔 지난해 2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400만 원을 포함해 유동자산 18억 6400만 원을 보유했다. 부채 총계는 93억 원, 결손금은 506억 원이었다.

공모자금을 확보한 이후 엑셀세라퓨틱스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9억 원, 유동자산은 137억 원, 부채 총계는 79억 원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이후부터 자금은 빠르게 고갈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78억 원 △올 1분기 57억 원 △올 2분기 34억 원으로 줄었고, 유동자산도 △지난해 말 105억 원 △올 1분기 76억 원 △올 2분기 54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 2분기 부채 총계는 81억 원으로 줄었지만 결손금은 610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세포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세포배양배지 사업을 하고 있다. 상장 당시 △2024년 매출 35억 원, 영업손실 60억 원 △2025년 매출 82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 △2026년 매출 119억 원, 영업이익 5억 원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 달성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5억 5000만 원, 영업손실 52억 2000만 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6.5% 증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주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상장할 때 회사 가치 보고 사준 주주들에게 칼을 꽂는다’, ‘앞으로 호재가 없어서 하락세 피하긴 어려울 것’, ‘연구성과를 보여주고 주주에게 믿음을 줘야 하지 않냐’ 등의 글이 다수다.

엑셀세라퓨틱스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환경이 척박하다 보니 상장 시 목표로 했던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성과가 낮았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이른 시점에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나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후 주주배정 유증을 선택하게 됐다”면서 “유증 자금은 바로 자본으로 반영이 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회사 재무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주주들은 최대주주인 이의일 대표가 유상증자 배정분의 약 30%에만 참여할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대로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지분율은 15.72%에서 11.68%로 낮아진다. 일부 주주들은 ‘대주주도 유증에 참여하지 않는데 주주를 현금인출기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주들의 부정적 반응이 높아지면서 엑셀세라퓨틱스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기존 주주의 참여가 저조해 나오는 실권주에 일반 주주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 미지수다. 엑셀세라퓨틱스 주가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2770원으로 공모가 1만 원 대비 72% 이상 하락했다.

일반공모가 실패하더라도 한국투자증권이 나머지 실권주를 떠안는 구조여서 엑셀세라퓨틱스는 목표로 한 자금 150억 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실권주 인수에 투입하는 액수의 20%를 엑셀세라퓨틱스가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엑셀세라퓨틱스도 ‘대표주관회사의 실권주 매입단가는 일반청약자들보다 20% 낮은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돼 인수 물량을 단기간에 처분하게 될 소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시적으로 대규모 물량이 출회하여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 영상을 게재하며 유상증자 필요성 및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상에서 상장 이후 △MSC(중간엽 줄기세포) 배지 고도화 사업 및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DMF(원료의약품) 등록 △T세포(면역세포), NK세포(자연살해세포) 배지 개발 및 중국 히알루론산 기업 블루메이지에 T세포 배지 독점 공급계약 등의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포배지 사업역량을 중심으로 CGT 통합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할 뿐만 아니라 에스테틱과 코스메틱, 종합배지 시장 등 신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전사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엑셀은 제2의 성장기를 준비해 왔다”면서 “이번 유증은 그 변화와 도약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며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시장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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