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의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과정에서 한화그룹이 대출금 이자를 보증하기로 했지만 딜 클로징이 연기됐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는 11월이다. 접근성과 수익성 등의 이유로 자금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불이행(디폴트) 보단 만기 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이 1조 2700억 원으로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7000억 원 안팎으로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딜 클로징 목표는 지난달 말까지였으나 자금 조달 기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1조 2700억 원 중 절반 이상 자금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 인출일을 8월 말에서 9월 말로 연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인캐피털이 11월까지 상환해야하는 PF 대출 규모는 총 1조 296억 원이다. 이를 위해 선순위 9000억 원, 중순위 3700억 원 규모로 지난달 말까지 리파이낸싱을 추진했다. 선순위 대출금리는 연 6.2%, 중순위 대출 규모는 연 8%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한화그룹은 이자 자금 보충을 확약했다. 또 이자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대주가 보는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도 진다. 한화그룹이 이자를 보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상당 부분 리스크(위험)가 사라지게 됐음에도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끝마치지 못할 경우 만기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PF 만기 연장으로 이자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분기별 200여억 원의 이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인스파이어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 따른 한화건설의 공사비 회수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베인캐피털은 리파이낸싱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화건설에 미지급 공사비를 정산할 예정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준공 이후 공사비를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미수금은 582억 원 규모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허브 중 하나다. 연면적 35만 2814.4㎡,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로 특급 호텔과 다목적 아레나·컨벤션, 상업 시설 등으로 조성됐다. 한화 건설 부문이 시공을 맡아 2023년 11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이선스를 확보해 같은 해 3월부터 그랜드 오픈 이후 국내외 글로벌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4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30억 6000만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당초 미국 원주민 부족기업 모히건(Mohegan)이 한국에 유한회사 엠지이코리아(MGE Korea)를 통해 설립한 시설이다. 2021년 베인캐피털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모히건에 2억 75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메자닌 형태로 대출해줬으나 개장 초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모히건은 대출 계약에 명시된 재무준수약정(재무 커버넌트)을 위반하게 됐다. 이를 근거로 베인캐피털은 채권을 지분으로 전환하며 개장 1년 만에 인스파이어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