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AI·대안신용평가로 혁신 선도···"기술은 수단, 본질은 고객 편의"

2025-10-30

카카오뱅크가 대안신용평가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금융 혁신의 청사진을 내놨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통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술로 금융을 새롭게 설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기술은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한 수단"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카카오뱅크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오피스(파크원타워2)에서 '2025 카뱅 커넥트'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새로운 서비스 공개보다 현업 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기술 전략과 운영 경험을 공유하는 스터디 형식으로 진행됐다. 세션은 중저신용대출 확대 노하우 '카카오뱅크 스코어'와 카뱅답게 금융을 연구하는 법 '금융기술연구소'로 나뉘어 각각 신용리스크모델링팀과 AI고객서비스개발팀이 발표를 맡았다.

먼저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대안신용평가 모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중심으로 중·저신용자 포용 전략을 설명했다. 조 팀장은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는 중·저신용자나 씬파일러의 신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며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신용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통신정보를 활용한 가점 부여로 대안정보 활용을 시작해 머신러닝 기반 자체모형을 개발하며 중·저신용대출 취급을 확대해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에서 가명결합데이터 1800만 건을 활용해 업계 최초의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구축했다. 앱 내 적금·이체 실적, '카카오 선물하기'·택시 이용, 도서 구매 등 약 3800개 변수를 반영해 금융이력 부족 고객의 신용 변별력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소상공인 특화 모형'을 새로 도입해 음식점업, 온라인셀러 등 금융 접근성이 낮은 업종으로 대출 문턱을 낮췄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통해 중·저신용대출의 13%가 기존 금융정보 모형에서는 거절된 고객에게 추가 승인됐다"며 "금액 기준으로는 약 1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CB사 점수보다 변별력이 높았고, 특히 씬파일러나 저소득자 구간에서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조 팀장은 "상위 30% 집단을 비교했을 때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고객의 비중이 더 높았다"며 "대안정보가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근거가 됐다"고 덧붙였다.

대안정보만으로 신용평가 구축···CB사 협업해 외부 개방 본격화

카카오뱅크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협력해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도 개방한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 입점 금융사부터 적용하고, 향후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팀장은 "은행이 직접 신용등급을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였지만 CB사와 협력해 외부 확산 기반을 마련했다"며 "CB사 입장에서도 대안정보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이해충돌이 아닌 상생모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조 팀장은 대안신용평가 모형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 스코어 도입 이후 약 99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추가 승인했다"며 "금액 기준으로는 약 13%, 건수 기준으로는 11% 수준의 승인율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스코어의 외부 개방 전략에 대해서는 "은행이 직접 신용등급을 제공할 수 없어 나이스평가정보와 협업 구조를 마련했다"며 "CB사 입장에서도 대안정보 활용 수요가 커 이해충돌이 아닌 상생모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스코어만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는 "대안정보만으로 개발된 유일한 모형으로, 다양한 생활 데이터를 총망라해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정밀도를 높였다"고 답했다.

기술적 접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 코어는 머신러닝(ML) 방식으로 개발돼 AI의 일부 개념을 활용하고 있지만, 자가학습 수준의 완전한 AI 모델은 아니다"라며 "현재는 어떤 정보를 더 확보하고 어떻게 반영할지, 정보 영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팀장은 "태국 등 금융정보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에서는 대안신용평가의 필요성이 훨씬 크다"며 "현재 구체적 적용 계획은 없지만, 금융 접근성이 낮은 차주에게 이 모형이 기여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처럼 CB가 잘 갖춰진 시장보다 해외에서의 확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혁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AI 네이티브 뱅크(AI Native Bank)'로의 진화를 선언한 카카오뱅크는 AI를 통해 금융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 편의를 제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 세션에서 카카오뱅크는 ▲AI 스미싱 문자 확인(2024년 12월) ▲AI 검색(2025년 5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출시) ▲AI 금융계산기(2025년 6월) 등 주요 AI 서비스 적용 사례가 공개됐다. 특히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해 단순 생성이 아닌 검증 가능한 정보 기반의 답변을 제공하고, LLM과 룰베이스 모델을 결합한 인앱 상담 챗봇으로 답변 실패율을 1% 이하로 낮춘 성과도 제시됐다.

카카오뱅크는 'AI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해 전 임직원이 직접 챗봇과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활용하도록 하는 내부 실험 문화를 확산 중이다. 보안 측면에서는 '무자각 인증 기술'과 '설명 가능한 AI(XAI)'를 도입해 본인확인 및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의 신뢰성을 강화했다.

RAG·온프레미스 LLM 결합···AI 정확도·보안 모두 잡는다

현재까지 카카오뱅크는 169건(국내 111건, 해외 58건)의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신경망을 이용한 신분증 진위 판단 방법' 등 주요 기술은 미국에서도 등록이 완료됐다. 향후 금융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성과를 비즈니스 혁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재욱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카카오뱅크의 향후 AI 서비스 운영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팀장은 "AI, 금융계산기, 검색 등 개별 베타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이 과제이고, 고객 입장에서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묶이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모두 인식하는 멀티모달 UI에 주목하고 있는데 압류 고지서를 올리고 상담받는 식의 대화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의 신뢰성과 한계에 대해서는 "할루시네이션은 AI가 질문의 맥락을 잘못 이해해 엉뚱한 답을 하는 현상"이라며 "LLM의 학습량이 많을수록 줄어들지만, 카카오뱅크 도메인은 별도로 학습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검색증강(RAG) 방식을 붙여 도메인 데이터를 먼저 이해하게 한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또 챗GPT 활용도에 대해서는 "챗GPT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며 "여러 모델을 분기마다 평가해 가장 적합한 것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클라우드에서 개인정보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온프레미스(사내 서버) LLM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며 "인풋–아웃풋 단계에서 보안과 고객 불쾌감 방지를 위한 세이프가드도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문서 검증과 이상거래탐지(FDS) 기술 적용에 대해서는 "문서 인식률이 95~96% 수준이어서 4~5%는 사람이 교차검증한다"며 "일부는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사람이 샘플링으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거래 탐지 비율이 낮아진 건 기술이 효율적으로 작동한 결과"라며 "범죄자들도 탐지 알고리즘을 회피하려는 방식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룰을 추가하며 상호 보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끝으로 "AI는 고객이 더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돕는 도구"라며 "기술로 금융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즐겁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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