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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이달 은행권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제도 개선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은행들이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지금까지 ELS 판매를 멈춘 가운데 올해도 관련 상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ELS 상품판매를 지난해 2월 이후 중단한 상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내로 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 개선방안 발표를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H지수 기초 ELS 대책 마련을 위한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 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 개선방안으로 3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당시 발표된 주요 안건은 ▲은행의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를 금지 ▲지역별 거점점포에 한해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 허용 ▲창구분리를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방지 관련 내부통제 강화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발표되는 개선책에 2안에 해당하는 지역별 거점점포에 한해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 허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미나에서도 은행들이 비대면 영업에 힘을 주며 점포를 축소하고 있는 와중에 판매 채널을 막는 것보다는 일부 거점점포에서만 금투상품을 판매하거나 점포 내에서 판매창구를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바 있다.
이 경우 별도의 건물 등 일반 창구와 물리적으로 완전 분리된 공간과 일정 기간 이상 금투상품 판매 경력을 보유한 직원을 갖춰야 하는 만큼 은행 PB센터에서만 ELS 상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안에 ELS 판매 개선방안 발표를 준비 중이며 은행 판매의 경우 내부적으로 안건을 정비 중으로 아직 100%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소비자 보호, 선택권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은행의 ELS 상품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나 은행들은 판매 채널이 제한되는 만큼 사실상 판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LS 판매 중단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도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신탁 수수료 이익은 2023년 대비 6.9% 줄어든 7310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ELS 판매 비중이 컸던 KB국민은행의 수수료 감소 폭이 컸다. KB국민은행의 신탁 수수료는 2023년 2410억원에서 24.1% 줄어든 183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2110억원에서 2040억원으로 3.3%, 신한은행은 1820억원에서 1750억원으로 3.6% 축소됐다.
반면 ELS 피해액이 적어 지난해에도 판매를 지속했던 우리은행의 경우 신탁 수수료가 1520억원에서 1690억원으로 11.2% 늘어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ELS 판매가 중단됐던 상황에서 수수료 수익 방어를 위해 ETF 신탁, 채권 신탁, 유언대용신탁 등의 판매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판매 채널이 한정적으로 열린다면 올해도 신탁 수수료가 늘어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판매 채널이 제한되면 고객들의 상품 가입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며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창구가 한정적이다 보니 대기 시간도 길어져 판매량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ELS 불완전판매 여파가 아직 남아 있고 올해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뛰어들긴 힘들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도 개선책이 나온다고 해도 은행들은 당분간 판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아직 존재하는 만큼 제한된 창구에서만 일단 영업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