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은행 CEO 교체기, SBI·한투 연임 여부 주목
- 부동산 PF 부실·고금리...저축은행 수익성 악화
- 장수 CEO, "안정 선호냐 혁신 걸림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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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3월 대규모 CEO 교체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부동산 PF 부실과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며 생존 기로에 서게 됐다. 건전성 지표 악화와 자금이탈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요 저축은행들의 연임 여부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을 비롯한 주요 저축은행들의 CEO 임기가 다음달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2023년 2월 취임 후 2024년 3월 연임에 성공했으며, 2025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 이후 첫 임기가 2025년 3월에 만료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대출채권이 11조1663억원으로, 이 중 정상 여신은 9조9131억원이며 고정이하여신은 808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3분기말 기준 대출채권 6조8325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이 6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와 함께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도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축소되고 있어 자금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기준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84%로, 시중은행(2.4~3.3%)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2025 KIS Industry Outlook' 보고서를 통해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부진 및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부실위험은 높을 전망"이라며 저축은행 업계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업계에 닥친 수익성과 건전성 위기에도 연임을 앞둔 저축은행 CEO들의 전망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저축은행업계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장수 CEO 체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연체율이 22.71%까지 치솟았지만, 정길호 대표가 5연임에 성공하며 10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페퍼저축은행의 장매튜 대표는 4연임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김대웅 대표도 3연임에 성공하며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 때일수록 경험 많은 CEO의 리더십을 선택했다"며 "특히 부동산 PF 부실과 자금이탈 우려 등 복합적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 경영진의 안정적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러한 장수 CEO 체제가 오히려 업계의 혁신과 변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비판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CEO를 유지하는 것은 단기적인 위기 극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조직을 쇄신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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