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 한인 건설업계 전전긍긍

2025-03-13

철강·알루미늄 25% 부과

자재비 급등 공사 중단도

한인 건설업계가 자재비 및 인건비 급등과 씨름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로 캐비닛, 그라나이트 등 중국산 건축 자재 가격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12일부터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25%의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건설비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로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주한인건설협회와 가주건축가협회 등에 따르면, 건축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LA 한인타운만 해도 공사가 중단된 곳이 10여곳에 이른다.

가주한인건설협회 차정호 전 회장은 “자재비와 인건비가 계속 오르다 보니 터파기 공사나 골조 공사를 하던 도중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공사가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재비 상승 속도는 한 달 단위로 변하고 있다.

차 전 회장은 “자재 공급 업체는 매달 가격 인상을 통보한다”면서 “주택이나 상가 신축 공사는 초기 계약 가격대로 공사를 끝내야 하는데, 공사 과정에서 자재비가 오르면 업체가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결국 공사 중단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고 전했다.

늘어난 인건비도 걸림돌

건축 자재비는 이미 팬데믹을 거치며 약 30%나 올랐다고 한다. 한인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관세 인상으로 중소업체 여러 곳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LA 지역 50유닛 아파트 신축의 경우 팬데믹 이전 스퀘어피트당 건축비가 약 250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350달러까지 올랐다.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목재와 마감재 등에도 관세가 추가 부과될 경우 공사비는 스퀘어피트당 450달러까지 최소 20% 이상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주건축가협회 김성배 부회장은 “건축 자재 상당량을 중국과 캐나다에서 들여온다”며 “캐나다에는 목재, 중국에는 가구, 조명, 싱크대 등의 마감재를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 추가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공사를 중단하는 업체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건비 상승도 문제다. 그동안 건설 현장의 단순 일용직은 알게 모르게 불법체류자들이 큰 역할을 맡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구인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폭스11 뉴스는 관세 인상으로 1만6000채 이상의 주택을 새로 지어야 하는 LA 산불 재건사업 비용도 25%나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에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 제품에 250%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4월 2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산 제품 20% 관세는 예정대로 강행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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