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번키즈 인터뷰: 1.7KG에서 시작된 무한한 가능성

2025-07-31

브랜드 디렉터이자 스타일리스트,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비주얼 디렉터, 그리고 뮤지션. 이 길다란 타이틀은 2005년생 아티스트 썬번키즈가 14살 때부터 확장해온 크리에이티브의 스펙트럼을 짧게 요약한 것에 불과하다. 1.7kg의 이른둥이로 태어나 경기도 양주에서 뛰놀던 발간 볼의 시골 소년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는 스타일리스트이자, 캠페인과 뮤직비디오를 전면 기획·연출하는 디렉터가 되었고, 자신의 브랜드와 음악까지 온전히 구축한 독립 창작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모든 영역에서의 진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최근 론칭한 브랜드 ‘1.7KG’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본인의 탄생과 근원을 표현한다. 이번 ‘HYPE ON THE WAY’를 통해 최초 공개하는 미발매곡 ‘MYTH OF SISYPHUS’ 역시 현대사회의 단면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통하면서도 고향과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다. 끊임없이 확장하며 외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결코 근본과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그것이 썬번키즈의 모든 작업에 녹아 있다. 비틀스, 런 DMC, 자미로콰이까지. 시대가 바뀌어도 예술가들이 캉골과 함께 해온 이유 역시, 브랜드가 가진 단단한 뿌리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달리는 픽업트럭 위, 썬번키즈는 캉골 햇을 눌러쓰고 오늘도 자신의 근원을 향해 나아간다.

독자 분들을 위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패션 브랜드 1.7KG의 디렉터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썬번키즈라고 합니다. 이번에 <하입비스트>, 캉골과 함께 인터뷰도 하고, 라이브 콘텐츠를 통해서 미공개곡을 처음 들려드리게 됐습니다.

음악과 패션,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함께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시작은 그림이었어요. 제가 14살 때쯤 미국에서 지냈는데, 혼자 그림을 많이 그렸거든요. 그 그림들을 옷으로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무작정 동대문 시장에 찾아갔어요. 거기 계신 분들께 옷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 하나하나 여쭤보면서 몇 벌을 만들 수 있었고, 그걸 평소에 즐겨 듣던 아티스트들에게 보냈어요. 그때 지올팍 형을 직접 만났는데, 제가 만든 옷으로 직접 스타일링을 해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하게 됐고, 작업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아트 디렉팅도 함께 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뮤직비디오나 화보 촬영 현장에 자주 갔는데, 유심히 그 프로세스를 지켜보고 또 기록하면서 공부를 했고, 그걸 토대로 직접 영상을 감독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경험들을 기반으로 제 브랜드도 론칭했죠.

여러 분야의 일을 동시에 하면서 느끼는 장점이나 단점이 있다면요?

< 모든 게 열려 있고, 두려울 게 없다는 게 장점이에요. 공연을 개최하든, 전시를 개최하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저희는 다 자체적인 제작 능력이 있기 때문에 프로덕션도 맡길 필요가 없어요. 그만큼 작품의 모든 측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 보니, 결과물의 퀄리티도 자연스레 높아지죠. 단점이라면 너무 바쁘다는 점이 있겠네요. 외부에 맡기는 것에 아직은 불안감이 있어서, 자체적으로 전부 진행하려다 보니 너무 할 게 많아요. 그래도 요즘에는 조금씩 일을 덜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작업들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물을 하나만 꼽아본다면요?

2022년에도 브랜드 ‘찬(CHAN)’을 론칭하면서 진행한 비주얼 캠페인 촬영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배우도 제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만난 아기를 섭외했었고, 촬영 콘셉트 기획, 시나리오, 그리고 의류와 자본까지 제 모든 걸 결합해 완성시킨 첫 결과물이거든요. 이 촬영을 통해 처음으로 제가 활자로 쓴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프로세스에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브랜드 ‘1.7KG’을 론칭하기도 했어요. ‘찬’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찬’은 개인적인 일기 같은 브랜드였어요. 그래서 의류 판매가 주된 목적도 아니었고, 제가 썼던 글이나 표현하고 싶은 영감들을 시각화하는 수단에 가까웠죠. 그래서 그때 작업물들은 사실 옷보다는 캠페인 비주얼이 메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새롭게 론칭한 1.7KG은 개인 작업물보다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완성시키고자 하는 명확한 의도 아래 만들어졌어요. 물론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각이 반영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그리고 우리가 책임을 느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요 테마로 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운영이나 전개 방식도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저는 이른둥이(미숙아)로 태어나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성장 과정을 거쳤는데요. 1.7KG은 제가 태어났을 때 몸무게예요. 지금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이른둥이 아이들을 지원하는 여러 정책들이 있지만, 여전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매 컬렉션 수익금의 일부를 이른둥이 지원을 위해 기부하고 있어요. 단순히 기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준비 중인 콜라보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러한 문제를 보다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서 저희가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을 조명하려 합니다.

전개 방식도 독특해요. 1.7KG의 컬렉션은 시즌이 아닌 챕터 단위로 이뤄져 있습니다. 1장, 2장, 3장, 4장 이렇게 연결된 챕터들이 하나의 동화책으로 완성이 되는 거죠. 실제로 의류와 함께 동화책도 출판될 예정이에요. 각 챕터마다 다른 주제가 있고, 동화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희 컬렉션의 옷을 입고 있어요. 동화책이자 일종의 캠페인 북이 되는 거죠.

평소에 모자를 자주 쓰시나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오해인데요. 제가 브랜드도 운영하고 스타일리스트 일도 하니까 평소에도 많이 꾸미고 다닐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평소에는 정말 대충 입고 다닙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모자도 자주 쓰지만, 신경 써서 쓴다기보다는 편하게 캡이나 비니를 쓰고 다니는 정도예요. 물론 어딘가에 차려입고 나가야 할 때는 컬러 밸런스나 전반적인 톤을 신경 써서 스타일링하지만요.

캉골 모자를 써보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제가 배우 사무엘 L. 잭슨을 좋아하는데, 이분이 평소에 캉골 모자를 정말 자주 쓰시거든요. 물론 뮤지션들도 많이 쓰지만, 사무엘 L. 잭슨이 쓴 걸 보면 스트리트한 느낌뿐만 아니라 캐주얼하게도, 클래식하게도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느껴졌어요. 저도 그런 느낌으로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공개한 새 노래 ‘MYTH OF SISYPHUS’에 대한 소개 부탁해요.

이 노래는 미발매곡이고, 아직 언제 나오게 될지는 몰라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오히려 신화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신화에서 시지프는 신들에게 끊임없이 산꼭대기까지 바위를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잖아요. 산 정상까지 올리면 바위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다시 밀어 올리는 걸 반복해야 하는 벌이요. 저는 그게 현대사회 사람들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시골 출신이고 자연 속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도시에 나와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무의미한 것에 애쓰는 모습이 형벌을 받는 시지프처럼 고통스럽게 보이더라고요.

노래의 주제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굉장히 러프한 느낌을 추구한 것 같아요.

가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악기와 목소리만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상악기는 전혀 안 쓰고 모두 아날로그 앰프로 레코딩을 했어요. 함께한 기타리스트는 앰프오프(ampoff)라고 하는데요. 죠지, 홍다빈, 로꼬 등 여러 아티스트와 작업해온 훌륭한 기타리스트예요. SNS로 기타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먼저 연락을 했고, 작업실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기타 스타일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잘 맞아서 하루 만에 이 노래를 같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번 촬영에도 함께하게 됐습니다.

달리는 픽업트럭 위에서 찍은 라이브 영상에 대한 소감도 궁금해요.

제가 픽업트럭에서 찍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이 노래 자체가 굉장히 러프한 느낌인 데다가 저에게는 도시 생활에 대한 피로감이나 시골의 삶에 대한 그리움 같은 감정이 담긴 노래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픽업트럭을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느낌을 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달리는 자동차에서 라이브를 하는 건 처음인데 정말 재밌었어요. 뒷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제가 기타를 산 지 사실 한 달도 안 됐거든요. 이 콘텐츠에서 연주하면서 노래하고 싶어서 한 달 겨우 연습해서 온 거예요.(웃음)

마지막으로 오늘 픽업 트럭을 타고 가고 싶은 곳을 알려주세요.

고향을 가보고 싶습니다. 경기도 양주인데요. 어린 시절에 풀숲에서 뛰어놀고, 닭장에 알 낳았나 보러 가고 했던 추억들이 가득한 곳이에요. 저는 제 음악이 제 삶에 기반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양주는 제 삶의 근원과도 같은 곳이죠.

썬번키즈가 착용한 캉골 트로픽 507은 클래식한 무드에 가볍고 통기성 좋은 소재를 더한 아이템으로, 자유롭고 개성 있는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번 콘텐츠에 등장한 제품은 캉골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의 다양한 소식은 캉골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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