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올해 자영업자와의 상생 행보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행보와 함께 수익구조(BM)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역시 함께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김범석 대표 취임 이후 자영업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호혜적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1월 8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전사 발표(타운홀 미팅)에서 "자영업자, 라이더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자영업자에게는 매출을 성장시키고 효율적으로 가게 운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라이더 분들에게는 안전한 배달을 돕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와 같은 김 대표의 약속에 따라 배민아카데미·배민프렌즈·우아한노무해결사·함께가게·각종 금융지원 등을 강화해 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4년부터 배민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배민아카데미는 외식업 자영업자의 창업과 성장을 돕기 위해 장사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외식 경영 이론, 실습교육, 컨설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과 2022년 각각 서울 송파구 서울센터와 경기 수원시 경기센터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외식업 교육공간을 마련했고, 배민아카데미 사이트에서는 2020년부터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3천번이 넘는 교육 횟수와 26만명 이상 수강생을 기록하며 개소 1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프렌즈'도 운영하며 자영업자 간 소통의 장 역시 마련하고 있다.
배민프렌즈는 배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장사 고민이나 어려움을 나누고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커뮤니티다. 2020년 10월 1기로 시작해 지난해 8기까지 누적 111명의 업주들이 활동하고 있다.
우아한노무해결사도 자영업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우아한노무해결사는 근로계약서 작성, 4대보험 임금, 근로시간 등 복잡한 노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마련한 노무 해결 프로그램이다.
공인노무사가 직접 가게에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으로 1:1 컨설팅을 제공하고 노동법 교육과 노무 상담 사례집 등도 제공한다.
2024년에는 외식업뿐 아니라 모든 업종의 사장님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자영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회사는 노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역사회의 중소상공인들은 위한 상생관인 '함께가게'도 운영하고 있다.
함께가게에는 ▲착한가격업소 ▲다회용기가게 ▲착한가게 ▲전통시장 ▲로컬크리에이터 ▲백년가게 등과 같이 정부, 유관기관의 인증을 받았거나, 지역 전통시장 가게, 정기적으로 기부 활동을 하는 가게들이 입점해 있다.
함께가게는 배민 앱 내 별도 함께가게 카테고리를 통해 추가로 노출되며, 전국적으로 5천여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배민은 추가 노출뿐 아니라 함께가게 주문 고객에게 할인 쿠폰을 별도 지급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에도 제휴가게를 지속적으로 늘려 소비자들이 더 많은 함께가게를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위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 가게 마련 첫 대출'을 들 수 있다. 이 상품은 2021년 배민과 KB국민은행이 시작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이다.
외식업을 시작하고 싶지만 낮은 신용도와 담보 부족으로 시중의 담보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자영업자를 위해 마련됐다.
배민이 상품 운용에 필요한 50억원을 지원하고, KB국민은행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500억원 한도로 우대금리를 적용한 대출상품을 자영업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또 개인 담보가 부족한 업주에게 배민이 부족한 몫을 지원한다. 대출은 15억원 한도로 가게 매입 자금의 최대 90%까지 가능하다.
대출 지원 외에도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부착물 디자인, 상호명, 마케팅, 메뉴컨설팅 등 가게 운영 전반에 대한 내용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자영업자와 전문가는 이와 같은 우아한형제들의 상생 행보에 긍정적 평가를 보내면서도, 이러한 활동이 보다 더 우수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의 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민에 입점해 있는 한 자영업자는 "실제로 배민이 제공하는 배민아카데미, 우아한노무해결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게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했겠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원해 줘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배민이 자영업자나 소비자의 일상생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현상황을 고려해 자영업자에게 좀 더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수수료 정책 등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아무리 외부적 요소로 도움을 준다고 할지라도 근본적인 수수료 부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영업자들의 원성은 되려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플랫폼산업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배민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학술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활동은 대부분 자영업자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정도에 그치는 것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스타트업의 신화'라고 불리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영업자, 라이더 더 나아가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신뢰 구축을 위해 수익구조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러한 활동이 더욱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차등수수료안을 기반으로 이해관계자들이 합리적으로 느낄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입점 업체의 중개이용료율을 낮추고,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거래액 규모에 따른 중개이용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상생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합리적인 기준으로 분류하고 수수료 적용이 될 수 있도록 고려했으며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이 이전 대비 비용 부담이 낮아지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배민 앱 내 거래액 기준 하위 20% 입점 업주에 대해서는 공공배달앱 수준인 2% 중개이용료라는 큰 폭의 인하를 적용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덜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담이 완화된 만큼, 업주분들이 배달 앱에서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한다면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보다 합리적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 의견도 지속적으로 청취해 자영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