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로 집결, 회의실 진입을 시도한 가운데 ‘캡틴 아메리카’ 분장을 한 지지자의 정체가 밝혀졌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인권위의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안건 심의를 앞두고 헌법재판소와 인권위에 난입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등을 통해 인권위 진입을 인증했다.
지지자들은 실제로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중구의 인권위 건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손팻말, 방패 등을 들고 인권위 건물 앞은 물론, 지하 3층부터 14층까지 곳곳에서 대기했다.
특히 오전 11시 30분쯤 오후 3시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안’이 상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지자 30여 명이 전원위원회 회의실이 있는 14층으로 집결했다.
지지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릴 때마다 “사상검증 하겠다”, “이재명 개XX 해봐”, “시진핑 개XX 해봐”, “김일성 개XX 해봐”고 외쳤고, 취재진들을 향해 “어느 언론사에서 왔냐”, “왜 대답하지 않냐”, “좌파 언론이라서 말을 못 하는 거 아니냐”고 퍼부었다.
한 지지자는 미국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방패를 든 채 “엘리베이터를 하나씩 막고 못 들어오게 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다만 A씨를 비롯한 지지자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약 15분 만에 해산됐다.
지지자들은 A씨가 인권위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윤버지(윤 대통령과 아버지의 합성어) 구하려고 캡틴 아메리카가 떴다”, “빨갱이들 올라가면 오줌싸겠네” 등 응원 댓글을 남겼다.
A씨는 과거 대한애국당에 입당해 서울특별시당 청년위원장에 취임한 인물로 파악됐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한애국당 후보로 서울시 강남구의회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전체 후보자 6명 중 제일 낮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자신이 안중근 장군의 후손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 A씨는 “직계가 아니다”라고 고백했고, 미군 장교 사칭에 관해서는 “메소드 연기하는 코스프레어 정도로 기억해달라”고 해명해 뭇매를 맞았다.
한편 경찰은 전날 디시인사이드에 헌재 건물 내부 도면과 헌재 주변 지도 등을 공유한 글이 올라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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