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영배 큐텐 대표의 어깨가 치솟았던 이유...“G마켓 몸값 너무 비쌌다”

2024-10-11

티메프 사태 중심 인물 구영배 큐텐 대표...법원, 구속영장 기각

유통업계, "구 대표의 사업 운영 방식 '구시대적 사고'" 비판

신세계그룹의 G마켓 인수 이후...구 대표, 적극적 M&A 나서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중심 세력으로 꼽히는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의 구속영장이 최근 기각됐다.

현재 구 대표는 위시 인수 및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티몬과 위메프 등 그룹 계열사 정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다”며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있고, 도망 혹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한편 유통업계에선 구영배 대표의 사업 운영 방식이 소위 ‘온라인 쇼핑 사업의 찬란했던 시절’에 멈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구 대표는 국내에 ‘오픈마켓’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장본인으로, 지난 2006년엔 G마켓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그 이후에도 구 대표는 사업확장에 가파른 속도를 붙였다. G마켓이란 사명(社名)을 처음으로 달았던 지난 2003년부터 미국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하기까지 단 6년이 채 안 걸렸다.

당시 오픈마켓 1위는 명실상부 G마켓이었다. 2위 옥션의 대주주였던 이베이는 G마켓의 67% 지분을 약 8억 달러(당시 1조원)에 매수했다. 또한 이후 이베이는 G마켓의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사들였다. G마켓 매각으로 구영배 대표의 손에 들어간 수익은 총 7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구 대표의 ‘사업수완’에 바람이 불어넣어진 것은 신세계그룹의 G마켓 인수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선 지난 2021년 당시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인수한 금액이 비쌌다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 사업 확장이 시급했던 신세계그룹이 이른바 ‘상투’를 잡았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일 <녹색경제신문>에 “신세계그룹의 인수 당시만 해도 이커머스 및 온라인 쇼핑산업에 대한 기대치 및 가능성은 무궁무진했을 때”라며 “오프라인 사업에 치중됐던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3조원은 ‘괜찮은 투자’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G마켓 인수 이후 유통업계는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SSG닷컴에 이어 G마켓도 그룹 편입 이후로 첫 희망퇴직에 나섰다.

구 대표는 이베이와의 거래에 이어 자신이 구축한 G마켓이 3조원에 매각된 것을 보고, 이 때부터 ‘매각 욕망’이 들끓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 대표가 계열사 ‘이삭줍기’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시점부터다. 구 대표는 지난 2022년 티몬을 미공개 인수하고, 지난 2023년에는 인터파크와 위메프, 11번가를 사들였다.

이후 2024년엔 위시와 AK몰을 인수해 ‘미정산금 사태’라는 참담한 결과를 빚었다.

수중에 100만원이라도 있는 사람이 큰돈을 모으는 법이라고 했던가. 현금통장은 구멍이 난 채 ‘적자 기업’들을 계속 쇼핑해 온 구 대표의 현재 상황은 혼란 그 자체인 모양새다.

한편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채권액은 1조2000억원, 채권자는 약 4만8000명에 달한다고 봤다. 이에 앞서 하늘로 치솟았던 구 대표의 어깨는 4만8000여명을 지고, 땅으로 꺼졌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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