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IEA 사무총장 "원전의 부활…평판 좋은 한국, 수혜국될 것"

2025-11-12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원전이 돌아왔다(Nuclear power is back)”며 이렇게 말했다. 오랜 침체기를 겪었던 원전이 에너지안보의 위기와 전력 수요 폭증으로 인해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IEA는 12일 발표한 ‘2025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는 '전기의 시대'에 돌입했다”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가 전력 사용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과 원전의 부활을 예측했다.

IEA는 1974년에 설립된 에너지 분야 국제기구다. 에너지 경제학자인 비롤 사무총장은 2015년부터 IEA를 이끌고 있다.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비롤 사무총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보고서에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에너지안보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는데.

에너지와 관련한 전략 광물의 생산과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고, 전력 회사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력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압력의 결과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안보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의 경제적 부담 등을 함께 고려한 에너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전기의 시대…재생에너지 성장·원전 부활”

IEA는 보고서에서 전기의 시대를 맞아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20년 넘게 침체기를 겪었던 원자력 에너지의 부활에도 주목했다. IEA는 현재 40개국 이상이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35년에는 전 세계 원전 발전량이 35%, 2050년에는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원전이 부활한 이유는.

원전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 가능한 전력원이다. 이 때문에 전력 안보에 대한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이 됐다. 또한 전력 소비가 거의 모든 국가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AI·데이터센터·전기차 등으로 인해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70GW(기가와트) 이상의 원전이 건설 중인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원전 기술을 가진 한국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원전은 일정이나 예산 관리에서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원전 프로젝트는 계획보다 8년 가량 늦게 완공되며, 최종 비용이 초기 추정보다 2.5배 더 상승한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적인 국가다. 한국의 원전 산업은 기한과 예산 내 완공으로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원전 부활의 혜택을 크게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재생에너지 확대·원전 중요한 에너지축 유지”

한국 정부는 최근 2035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로 확정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전력 부문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전력은 68.8~75.3%로 감축 비중이 가장 크다.

이에 대해 비롤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에너지안보와 탈탄소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과 수소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NDC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분야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지리적인 특성상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원전을 에너지 시스템의 중요한 축으로 유지해야 하며, 에너지 효율성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