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항상 2년 차에 뭔가를 이뤄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프리미어리그 초반 연패를 당한 지난 9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내놓은 이 발언은 한 시즌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8개월 후, 그는 약속을 지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는 그의 ‘2년 차 우승’ 공식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순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2년 차 성공’의 연속이었다. 첫 감독직을 맡은 호주 사우스 멜버른에서는 두 번째 시즌에 호주 내셔널사커리그(NSL)에서 우승했고 이듬해에도 다시 정상을 밟았다. 이후 브리즈번 로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첫해는 준비기였고, 두 번째 시즌에 A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또 한 번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법은 이어졌다. 2015년 초 호주가 자국에서 개최한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며 첫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포스테코글루는 2013년 10월에 호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고 아시안컵은 2015년 1월에 열렸다. 감독 부임 약 1년 3개월 뒤. 결국 두 번째 시즌에 해당하는 시점이다. 당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선수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었다.
호주를 떠나 일본 무대로 향한 뒤에도 패턴은 반복됐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맡은 첫해엔 일왕배(일본컵)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 시즌 J리그 정규리그에서 승점 6차로 우승했다.
이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옮긴 포스테코글루는 첫 시즌에 리그 우승을 탈환하며 존재감을 입증했고, 2년 차인 지난 시즌엔 승점 7점 차로 타이틀을 방어한 뒤 토트넘으로 떠났다. AP는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그가 유럽 빅리그 무대에서도 자신만의 ‘2년 차 공식’을 재현하며 입증한 결과물”이라며 “초반엔 변화의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약속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