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지만 2루수도 OK, 328.2이닝으로 3루수 수비상 2위까지···‘내야 유틸리티’의 정석 구본혁

2025-11-19

구본혁(28·LG)은 올해 정규시즌 131경기에 출장했다. 그 중 3루수를 맡은 횟수는 절반인 68경기뿐이다. 그런데도 3루수 수비상 2위에 올랐다. 내야 어느 자리를 맡겨도 빈틈없이 타구를 잡아내는 구본혁은 어느새 LG 내야의 핵심 선수가 됐다.

구본혁은 지난 18일 발표된 KBO 수비상에서 3루수 부문 2위에 올랐다. 1위는 키움 송성문(935.1이닝), 3위는 두산 허경민(936.1이닝)이다. 구본혁의 3루수 수비이닝은 두 선수의 3분의 1 수준인 328.2이닝에 불과하다. 수비상 1~3위에 이름을 올린 야수 중 해당 포지션 수비이닝이 가장 적다.

구본혁은 내야, 나아가 외야까지 커버하는 백업 선수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수비 공백이 생기는 자리마다 투입됐다. 올해 2루수로 220.2이닝, 유격수로 315이닝, 좌익수로 16이닝을 뛰었다.

고정 포지션이 없는데도 리그 정상급 3루수들에 밀리지 않았다. 구본혁은 UZR(수비율과 레인지팩터가 반영된 공식기록 점수에 더해 기록되지 않은 호수비와 실책 등을 보정한 조정값)이 12.50으로 송성문(10.71), 허경민(1.79)보다 높았다.

구본혁은 지난여름 만화 같은 3루 수비를 선보이며 ‘신 스틸러 상’을 받기도 했다. 7월 25일 두산전, LG는 9회말 2사 1·3루에 6-5까지 따라잡히며 역전패 위기에 놓였으나 구본혁이 이유찬의 파울 타구를 불펜 펜스를 타고 올라가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공수 양면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 구본혁이 자신의 야구 인생 최고의 장면으로 꼽은 ‘끝내기 수비’다.

구본혁은 이번 시즌을 거치며 백업 선수를 넘어 LG의 필수 자원이 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1군에서 살아남은 그는 올해 타격 면에서도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후반기 타율 0.366을 찍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친 문성주를 대신해 5경기 내내 선발 출장했다. LG가 통합우승의 축포를 터트린 마지막 5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중 “구본혁, 오지환, 신민재는 팀에서 내야 수비 톱 클래스다”라고 극찬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인터뷰에서는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함께 빠졌을 때 구본혁이 백업 주전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 주면서 공백을 메꿔준 부분이 컸다”라고 말했다. 구본혁의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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