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방과 돌봄을 치과의사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한,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없습니다.”
‘제5회 대한민국 벤처·스타트업 특허대상’ 시상식이 최근 열린 가운데 대상의 주인공으로 김현정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에스엠디솔루션 대표)가 올랐다. 김 교수는 바이오·인공지능(AI)·반도체 등 화려한 신기술을 제치고 신체취약자를 위한 자동 구강세정기 ‘코모랄(COMORAL®)’을 통해 올해 최고 특허 기술로 인정받았다.
김현정 교수는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구강관리의 불편을 해결하고자 한 연구가 7년간의 노력 끝에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의 출발점은 2000년대 초 임상 현장에서 시작됐다. 장애인 환자들을 만나며 평생 제대로 된 구강관리를 받아보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확인했고, 입 안에서 떨어진 오염물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
김 교수는 “구강관리의 핵심은 바이오필름 제거다. 그런데 비장애인도 쉽지 않은 이 기본이, 장애인과 고령자에게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 문제를 개인의 노력이나 보호자의 헌신에만 기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교수는 기술적 해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2016년 창업으로 이어져 ‘코모랄’ 개발로 구체화됐다.
코모랄은 분사와 흡입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다. 세정수를 분사하면서 오염수를 회수해, 삼킴 장애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은 세정력과 안전성의 균형이었다. 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다양한 구강 구조를 반영한 금형 기반 프로토타입 테스트가 수년간 반복됐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머리로만 한 개발이 아닌 몸으로 버틴 개발이라고 표현했다. 수차례 금형을 새로 만들고 실패를 반복하며 노하우가 쌓여갔다.
안전성 검증 역시 중요한 축이었다. 코모랄 개발 과정에서는 인비트로(in vitro) 평가와 삼킴 장애 평가(VFSS) 등 객관적 방법을 통해 세정수가 기도로 넘어가지 않는 구조임을 확인했고, 관련 결과는 공인 성적서와 SCIE급 학술 논문으로 검증됐다.
이러한 신뢰는 제도권 진입으로도 이어져, 코모랄은 2024년 9월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로 등재됐다. 김 교수는 이를 기술 상용화 이상의 의미로 봤다. 구강관리가 필수 돌봄 영역이라는 점을 제도적으로 인정받은 사건이라는 것이다. 다만 요양시설 입소자가 복지용구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적 한계와, 신기술 복지용구에 대한 가격 산정 체계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임상 아이디어 기반 기술 개발과 임상 적용에 강점이 있지만, 수가가 보장되지 않으면 예방과 돌봄 영역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현실은 한계”라며 “예방과 돌봄을 치과의사의 영역으로 인식하지 않는 한 치과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번 특허대상 수상이 종착점이 아닌, 초고령사회에서 치과의사의 역할을 다시 묻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치과의사가 치료(cure)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구강돌봄의 주체로서 예방·돌봄의 지식과 재가 적용기술을 이해하고, 임상과 지역사회, 제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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