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걸 나누지 말고 최선 다해 나눠야 ‘참봉사’

2025-12-30

“공적으로 수상을 하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영광이기도 하지만, 결국 더 무거운 책임감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은 제 개인의 상이 아닌 봉사를 위해 헌신해 온 모든 분들을 위한 상이라고 느낍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나눔의 문화가 좀 더 넓어지길 바랍니다.”

공윤수 원장(미보치과)이 2025년도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 개인 부문 수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공 원장은 지난 1998년 필리핀 봉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저소득층,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삶을 이어왔다.

공 원장은 “1998년 처음 필리핀에서 봉사를 한 후 마음을 먹고 2000년에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8년 여간 거주하면서 한센인, 원주민 등을 대상으로 진료 봉사를 했다”며 “놀랐던 건 그들이 나보다 더 행복해 보였던 거다. 손가락이 없고, 눈이 없고, 코가 없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텐데도 나를 만날 때마다 편안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맞이해 줬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행복은 있는 것, 가진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오는 거구나’라는 깨달음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현지에서 마주한 의료 인프라의 한계도 그의 삶의 방향을 바꿨다. 공 원장은 “의료시설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보며, 한국에 돌아올 때 의료인으로서 추후 병원이 부족한 곳에 진료소를 설립하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현재까지 필리핀, 캄보디아, 아프리카 등에 6개의 진료소를 설립해 해당 나라 의료취약계층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해당 진료소들은 치과뿐 아니라 외과, 내과 진료도 가능하도록 장비들을 갖췄으며, 현지 의료진들을 고용해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그는 현지에서 봉사하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장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온 힘을 쏟았다. 공 원장은 언제, 어디서든 진료가 가능하도록 주식회사 인제와 함께 이동식 치과 진료 장비를 개발했다. 그는 “해당 장비를 이용하면 스케일링부터 신경치료, 임플란트까지 가능하다. 추후 방문치과진료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사는 마음이 선행되고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선한 마음이 널리 퍼져

봉사 인력풀 확대됐으면..."

공 원장은 국내에서도 봉사 정신을 이어갔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장애인복지관, 지역자활센터 등 관내 공공단체들과 협력해 저소득층,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북한 이탈 주민, 장애인 등에게 무료 구강검진·진료를 제공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또한 기금 마련 음악회를 개최해 후원 티켓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거나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한 SNS 교육을 실시하는 등 치과 진료 외에도 여러 분야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전파했다.

공 원장은 “최소한 내 치과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돌보겠다는 마음으로 공공단체들과 협력해 진료를 하고 있다”며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구청, 동사무소 등의 복지팀과 함께 여러 가지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 원장은 “지게만 지면 가볍다. 하지만 거기에 무언가 올라갈수록 무거워진다. 그럼에도 지게를 지고 일어만 서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그런 게 봉사라고 생각한다. 남는 걸 나누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 원장의 따뜻한 손길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향해서도 뻗어나갔다. 그는 현재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경제적 이유로 학업 등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는 “내가 어릴 때 너무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나 같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심어주고 싶었다”라며 “장학금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간 될 때 밥 사주고,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 원장은 자신의 말처럼 꿈꾸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꿈이있는사람들’이라는 후원단체도 운영 중이다. 2014년 문을 연 ‘꿈이있는사람들’은 해외 진료소 건립부터 국내 봉사활동까지 다양한 영역에 온정을 나누고 있다.

다만 봉사에도 어려움은 존재했다. 공 원장이 뽑은 가장 큰 현실적 문제는 바로 ‘경제적 난관’과 ‘연속성’이다. 그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면 봉사를 할 때 부담감이 줄어든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돼도 그 다음엔 연속성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먼저가 돼야 한다. 제대로 된 목적 없이 돈만 지원한다면 전시행정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번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는데, 이런 문화들이 널리 퍼지면 봉사에 관심 없던 사람도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선한 마음이 퍼져 인력풀이 넓어지게 되면 협력도 더욱 쉬워질 것”이라며 “눈덩이가 굴러가면 점점 더 커지듯이 마음이 모여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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