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열심히 다니는데 허리 아프다면?…‘이 운동’ 부족

2025-05-08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힘을 줘서 운동하는 경우지만, 바른 자세로 하더라도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지 않으면 허리 건강을 지키기 어렵다.

걷기와 달리기는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를 자연스럽게 자극해 점진적으로 강화한다. 이로 인해 허리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꾸준히 걷거나 달리면 허리 주변 근육의 유연성까지 향상해 허리 부상 위험이 낮아진다.

특히 달리기는 허리 디스크(추간판)를 적당히 자극해 디스크의 쿠션 역할을 하는 수핵을 풍성하게 만들고, 디스크 외곽을 이루는 섬유륜(척추 사이 원반의 바깥 부분을 고리처럼 이루는 섬유 연골과 섬유 조직)도 더 탄력 있게 만든다. 이는 디스크의 건강과 회복력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달리기가 허리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2020년 미국의 공공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관련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달리기(주당 평균 50㎞ 이상)를 꾸준히 한 중년(44~62세) 남성들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디스크와 허리 근육 상태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와 달리기는 허리와 하체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이완시켜 허리 부위의 혈액순환도 촉진한다. 혈류가 증가하면 영양소와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허리 조직의 자연 치유력과 유연성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허리 건강이 좋아지게 하는 것은 운동이 아니고, 허리에 좋은 자세”라며 “과학적으로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운동은 걷기와 달리기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유는 걷거나 달릴 때 땅과 발이 충돌하기 때문”이라며 “허리가 작은 충격을 받으면 허리디스크 주변에 있는 줄기세포들이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 효과적으로 걷고 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걷기는 바른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 고개는 정면을 바라보고 가슴을 편 상태에서 11자 보행을 유지하면 된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당한 강도와 속도가 중요하며, 운동량은 하루 30~60분(3㎞ 내외), 일주일에 3~4회를 꾸준히 하면 허리 통증 예방과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다.

달릴 때는 등을 곧게 펴고 고개를 바로 세워 시선은 정면을 향해야 한다. 상체가 앞으로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가슴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팔은 90도 각도로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좌우로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손은 달걀을 쥔 듯 가볍게 쥐면 된다.

발의 어떤 부분(앞, 중간, 뒤)으로 착지하느냐에 따라 운동 효과가 달라진다는 이론도 있지만,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지속성이 우선이다. 처음에는 무리하게 주법을 교정하기보다는 본인에게 편한 강도와 자세를 찾고 본인이 정한 운동 주기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운동량은 주 3회, 1회에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고강도로 매일 달리거나, 한 번에 2시간을 초과하는 장거리 달리기는 오히려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는 단계라면 자신의 체력과 허리 상태에 맞춰 점진적으로 거리를 늘려야 하며, 통증이 있을 때는 운동을 중단하고 회복 후 재개해야 한다.

김동용 기자 dy07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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