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헴프산업’] (상)헴프산업 왜 주목받나

2025-02-24

전 세계적으로 ‘헴프(Hemp)’에 대한 규제 완화는 ‘그린 러시(Green Rush)’ 바람을 일으키며 미래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신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마씨드 넛트와 오일 등 식품응용 분야에서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 헴프 기반 의약품 개발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지만 엄격한 법적 규제로 인해 생산기반이 취약하며 연구 개발 역시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 주요국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료, 화장품 등에서 헴프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고 적극 움직이면서 더는 미룰 수 없는 분야로 떠오르며 일부 지자체에서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산업 지형을 그려가는 가운데 바이오산업을 신 성장산업의 한 축으로 세우기 위한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론, 현행법이 개정되지 않고서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지만 ‘특별자치도’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헴프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장밋빛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헴프산업에 대한 국내외 현황과 전북자치도가 집중하는 이유 및 선도하기 위한 전략 등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관심 집중되고 있는 ‘헴프’

헴프는 칸나비스 사티바(cannabis sativa L·대마 또는 삼)의 종의 하나로 향정신성과 중독성이 없다.

반면, 칸나비스 사티바에 속하면서 향정신성과 중독성이 있는 것이 바로 마리화나다.

칸나비스에서 추출되는 주요 성분은 THC(Tetrahydrocannabinol)와 CBD(cannabidiol)로, 현재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THC 함량이 0.3% 이하인 칸나비스 품종을 법적으로 산업용 헴프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명자 카이스트 이사장은 “‘헴프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헴프의 줄기, 잎, 꽃, 씨앗, 그 모두가 원료가 된다”며 “의약품, 산업용 섬유, 소비자용 섬유, 종이, 건축자재, 식품, 위생용품, 산업제품, 연료 등 5만가지 제품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헴프산업이 가진 잠재력을 강조한 것으로, 특히 CBD는 주로세포 신호전달과 칸나비노이드수용체 등 신경전달과정을 변화시켜 통증, 염증, 경련 및 정신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CBD 함유 화장품 시장은 2023년 19억달러에서 2032년 1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헴프크리트라는 헴프기반 건축 자재는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고, 건축자재로 쓰이는 기간 중에도 CO2를 흡수해 전통적인 콘크리트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50%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헴프 자체가 탄소중립에 최적화된 작물이다.

▲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헴프산업

이처럼 지속가능한 산업 기능으로 재평가받으면서 미국, 캐나다,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대마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다양한 사업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캐나다를 중심으로 THC 0.3% 이하인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재배를 허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의료용 칸나비스를 합법화한 나라는 57개국이고, 의료용이나 일반용에서 CBD 사용을 합법화한 나라도 50여 개국에 달한다.

이에 전 세계 합법적 대마시장은 2020년 236억달러에서 2025년 51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 의료용 헴프 시장 또한 102억달러에서 175억달러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세계 각국의 헴프 재배 면적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 고부가가치 높은 헴프로 고개 돌려

정부 역시, 의료용 헴프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연구 및 산업화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2년 규제혁신 100대 과제 중 ‘의료목적의 대마 성분 의약품 국내 제조·수입’과제를 포함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는 안동시 일부지역을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은 의료용 대마 목적의 육종기술을 활용해 지난 2022년 3월 헴프 신품종개발 특허를 출원했으며, 보건복지부는 CBD 의약품인 뇌전증 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헴프산업은 초기 단계나 마찬가지인 데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인해 산업화에 한계가 있는 전 세계시장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높고 험한 상황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분명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지만 산업화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 법률 개정과 신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며 “산업용 헴프를 대마초와 명확히 구분해 헴프산업의 국가 정책 추진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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