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법정감염병 발생 건수가 최근 10년 새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일해와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 등 신흥 감염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방역 체계 전반의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 민주당 소병훈 의원(광주갑)이 질병관리청의 법정감염병 통계 결과 2016년 약 14만 4000건이던 법정감염병 발생 건수는 2024년 17만 4000여 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약 3만 건(20.8%) 증가한 것으로 올해(2025년) 8월까지도 이미 15만 6469건이 집계됐다.
감염병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백일해(제2급)와 CRE 감염증(제2급)이다.
백일해는 2016년 129건에서 2024년 4만 8048건으로 늘며 약 372배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CRE 감염증 역시 2017년 5717건에서 2024년 4만 2347건으로 7.4배 늘어, 병원 내 내성균 확산이 주요 방역 과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 성홍열과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제2급 감염병의 전반적인 확산이 두드러졌다.
반면, 일부 질환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핵(제2급)은 2016년 3만9245건에서 2024년 1만7944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2025년 8월까지도 1만1928건이 발생해 여전히 주요 관리 대상 질환으로 꼽힌다.
수두(제3급) 역시 2016년 54,060건에서 2024년 31,892건으로 감소했으나, 집단생활을 통한 확산 위험이 커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새롭게 관리 대상이 된 질환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E형간염(제3급)은 2024년 756건, 2025년 8월 552건이 발생, mpox(제3급) 역시 2024년 17건, 올해 10건이 집계됐다.
매독(제3급)은 2024년부터 전수감시 체계로 전환되며 2024년 2만790건, 올해 8월까지 1,521건이 보고됐다.
소병훈 의원은 “백일해와 CRE 감염증 같은 신흥 위험 감염병이 급증하는 한편, 결핵과 수두처럼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방역 대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방역 초점을 병원감염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상시 감시체계 강화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독 등 전수감시 질환은 조기 경보체계와 연계해 신고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