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면담 사전취재 불허, 사후 브리핑…"용산, 韓 변칙 우려"

2024-10-21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차담회 형식으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의 면담을 위해 오후 일정 일부를 덜어내며 시간을 비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일정이 워낙 빡빡해 퍼즐을 맞추듯 한 대표와의 면담 시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말 정 실장이 배석했던 90분 비공개 회동 이후 약 세 달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도 함께했으나, 당시 현안을 논의하진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면담의 사후 결과만 언론에 알리기로 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회담 전 모두발언과 현장 스케치를 하는 사전 ‘풀(POOL)’ 취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에선 야당의 요구로 풀 취재가 허용됐었다. 당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풀 기자단 앞에서 A4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15분간 읽어내려갔고, 그 옆자리에 앉아 이 대표의 발언을 듣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친한계 일부 인사들은 지난달 만찬 당시 언론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고, 한 대표가 모두발언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이번 면담에서 풀 취재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회동은 애초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회담 결과 브리핑 방식은 아직 조율 중인 상태다. 여권에선 “용산과 한 대표 측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란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에서 기록자 역할을 하는 정 실장이 배석하는 만큼 용산에서 사후 브리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비공개 면담 때도 다음날 대통령실이 회담 결과를 언론에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선 한 대표 측의 ‘변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실이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한 대표 측에서 이를 반박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또다른 당·정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만찬 때도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설명했지만, 다음날 한 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만찬의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다. 현안을 얘기할 자리는 아니었다”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한 대표가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거나, 당에서 브리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독대의 주요 고비마다 언론을 활용해 용산을 압박한 측면이 있지 않았냐”며 “용산 입장에선 한 대표에 대한 신뢰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의 의제를 사실상 미리 공개한 상태다. 언론에 수차례 밝혔듯,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사항과 함께 의·정 갈등 해소와 특별감찰관 조속 임명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즉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특유의 즉흥 발언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용산 참모는 “지난 5월 기자회견 당시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관련해 사과한 것도 사전 회의에선 나오지 않았던 발언”이라며 “아직 변수는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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