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 “미국의 관세 부과는 잘못된 판단···정치적 의도 다분”

2025-09-15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에 부과한 고율 관세와 내정 간섭 논란에 대해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민주주의와 주권은 협상할 수 없다’는 제목의 NYT 기고문에서 “올여름 브라질에 부과된 관세 인상은 잘못된 판단일 뿐만 아니라 비논리적이다”며 “백악관의 의도는 정치적이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내놓은 주장들을 자세히 살폈다”며 “미국의 일자리를 되살리고 산업을 재편하는 것은 정당한 동기지만, 개별 국가에 대해 일방적인 조처를 취하는 것은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브라질과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지 않으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산 제품의 75%가 브라질에 무관세로 들어온다”며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미국산 제품에 대한 평균 실효 관세는 2.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유, 항공기, 천연가스, 석탄을 포함한 10대 주요 품목 중 8개가 무관세”라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을 향한 관세 압박 이면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크리스토퍼 란다우 미 국무부 차관이 ‘관세는 정치적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며 “미국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의 불처벌을 요구하기 위해 관세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1일 우리나라의 제도와 민주적 법치를 보호한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역사적 결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마녀사냥’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이는 투표에서 드러난 브라질 국민의 뜻을 꺾으려는 시도”라며 “상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모든 협상에 열려 있지만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군 장교 출신인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최측근과 함께 2022년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룰라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9일 관련 사법 절차를 “마녀사냥”이라 주장했다. 같은 날 미국은 브라질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해 내정 간섭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1일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7년 3개월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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